이지은기자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소신 발언'을 하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원 코리아를 향해 매진할 것"이라며 대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차기 지도자 후보 중 3%의 지지율을 기록한 그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시간이 지났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홍 시장은 "지지율을 끌어올릴 힘이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좌우가 하나되는 나라, 영호남이 하나되는 나라, 남북이 하나되는 나라, 원코리아(ONE KOREA)를 향해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런 발언을 한 계기는 한 월간지가 그를 '특이한 정치인', '독고다이 정치인'으로 평하면서다. 홍 시장은 "내가 특이한 게 아니라 나는 지극히 정상인데 한국 정치판이 매우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니까 내가 거꾸로 비정상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독고다이가 아니라 무리 지어 다니지 않는 것인데 그걸 독고다이로 보는 것도 유감"이라고 했다. 독고다이란 홀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은어다.
그러면서 "같이 일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주위에 참 많이 있다"며 "여의도 정치 브로커는 차단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 만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문그룹도 있다. 제한된 정보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일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했다. 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을 돕는 정치 세력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놓고 대권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권에 도전할 능력과 의지가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홍 시장은 대선 경선 이후로도 꾸준히 당내 대권 주자로 언급됐지만, 지난 7월 '수해 골프' 사건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내 영향력은 축소되고 대권가도에도 지장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수해 골프 사건'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음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는 최근의 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지난 6월에는 차기 지도자 지지율 5%를 기록했지만, 이달 초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3%로 하락한 것이다. 보수층 대권주자 1위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의 격차는 6%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벌어졌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지난 11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3%를 얻은 것은) 다음 시기가 아니다 이렇게 보는 것이다"라며 "국민들은 (홍 시장의) 시간은 아니다, 시간은 지나갔다(고 본다). 홍 시장은 지난번 수해 골프 때문에 당의 징계도 받았지만 국민들에게 징계받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여전히 자신이 국민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 출발 때 국민 지지율 4%에 불과하던 것을 두 달 반 만에 48.21% 이상 끌어 올렸던 힘이 아직도 있고 그 팀도 여전히 있다"며 "그 힘은 패거리 정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거다. 독고다이가 아니라 함께 가기에 힘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