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에 두 번째로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시간50분 만에 조사를 끝내고 조서를 열람하고 있다.
12일 수원지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휴식시간을 포함해 오후 1시39분~3시28분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추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주요 혐의에 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신속히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로 끝으로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이 대표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21분께 수원지검 청사에 도착해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 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또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며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찰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을 핑계 삼아 도지사 방북이 성사되도록 스마트팜 지원, 15억원 상당의 묘목 및 밀가루 지원, 쌀 10만톤 추가 지원 등 대북 지원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판단을 바탕으로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