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이 10만원 넘게 턱턱 쓰는 이곳…'귀엽잖아요'

네이버웹툰 인기 작품 팝업 스토어
굿즈 사러 새벽부터 대기 '오픈런'
IP·팬덤 활용한 수익화 사업 활발

여기저기서 연신 "귀여워"라는 말이 들리고, 10대 여고생들이 10만원 넘게 턱턱 쓰며 지갑을 여는 곳이 있다. 심지어 돈을 쓰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3~4시간도 군말 없이 기다린다. 가장 많이 결제한 손님은 무려 105만1400원을 쓰고 갔다. 지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하다는 네이버웹툰의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지난 10일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네이버웹툰 팝업스토어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김보경 기자]

"새벽부터 기다렸어요"

주말인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냐한남자(글/그림 올소)'와 '마루는 강쥐(글/그림 모죠)'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굿즈를 파는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었다. 각각 고양이와 강아지가 주인공인 웹툰이다. 두 작품으로 팝업스토어를 여는 건 올해 두 번째다. 지난 6월 코엑스몰에서 2주 동안 열린 1차 팝업스토어에는 5만5000여명이 방문하며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1차 팝업 스토어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네이버웹툰은 곧바로 2차 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백화점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30분이 되자 행사장 쪽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웹툰 굿즈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모습이었다. 팝업스토어에 들어가려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하거나 현장 예약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달 네이버를 통해 사전 예약 신청은 2시간 만에 전부 마감되고 말았다. 주최 측은 안전을 위해 동시간대에 100~200명만 입장시키는데, 이달 5일부터 17일까지 전체 영업일의 사전 예약 수량이 매진된 것이다. 이제 팝업스토어를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현장 예약밖에 없다. 이날 가장 먼저 행사장에 입장한 여중생은 오전 6시에 여의도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 2층에 도착해 키오스크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백화점 바깥에서 기다렸다. 기자가 오전 10시28분께 현장 예약을 했더니, 오후 1시가 돼서야 입장 가능하다는 알림톡이 도착했다.

팝업스토어 매장에서 상품을 결제하는 모습(왼쪽)과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의 영수증 사진.[사진=김보경 기자]

"귀여운 건 답 없어요"

팝업스토어를 찾은 손님들은 대부분 10~30대 여성들이었다. 장바구니를 손에 하나씩 들고 상품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웹툰 명장면들로 꾸며진 벽면은 포토존으로 쓰여 서로 사진 찍어주기 바빴다. 진열된 상품들을 보며 "너무 귀여워" "제품 퀄리티가 좋다"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웹툰은 팝업 행사장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인 90평으로 늘리고, 굿즈 상품 종류도 507종으로 확대했다. 인형, 스티커, 파우치부터 접이식 테이블, 텀블러, 유리잔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인기가 많아 '일시 품절'된 상품도 보였다. 지난 10일에는 총 6100여명이 다녀갔으며, 이날 기준 누적 방문객은 약 3만명으로 1차 팝업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노승연 네이버웹툰 글로벌 IP사업 실장는 "국내외 공장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제작해 입고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1인 최고 결제금액은 105만1400원"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인기 작품을 활용한 팝업스토어에서 500여종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일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전경.

경기 용인에서 온 박모양(17)은 이날 16만원을 썼다. 박양은 "웹툰으로만 봤던 캐릭터를 실물로 만져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했다. 함께 온 친구 이모양도 영수증을 보니 12만원을 썼다. 이양은 웹툰 팬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매력에 이끌려 굿즈를 사게 됐다고 했다. 서울에 사는 장모씨(21)는 전날 여기에서 10만원 넘게 쓰고 갔는데 이날 또다시 방문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이유를 묻자 장씨는 "귀여운 건 답이 없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행사장 근처에는 푸드코트가 있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가는 등의 파급효과도 엿보였다. 노 실장은 "웹툰 세계관을 담은 IP 비즈니스를 강화해 창작자 수익 확대에도 기여해 건강한 웹툰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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