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8일 국내 증시는 보합권 출발이 예상된다. 미 증시에서 기술주가 부진했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하락이 두드러졌던 만큼 이날은 종목별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긴축 장기화 우려와 기술주 약세로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7.54포인트(0.17%) 상승한 3만4500.73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34포인트(0.32%) 내린 4451.14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3.64포인트(0.89%) 하락한 1만3748.83에 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로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국채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6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3000건 감소했다. 7개월 만의 최소치이자 월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며,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4만건 줄어든 168만건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아이폰 금지령 때문에 애플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중국 당국은 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들에게 몇 주 전부터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치를 공공 기관이나 국영 기업 등으로 확대하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와 같은 요인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하락의 영향으로 보합권 출발이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해외 기기 사용 금지 이슈가 지속되며 나스닥을 중심으로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면서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98% 하락하고 러셀2000지수가 0.99%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수의 낙폭이 컸던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연초 대비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의 경우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미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주식 시장은 현재 연초 대비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서 본부장은 또 "이런 기조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는 최근 하락의 영향으로 미 증시 부진에도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후 반도체와 애플 부품주, 제약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가 진행되는 종목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투자심리가 약화되며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 조선, 바이오 등 개별 업종 호재에 따른 테마 장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