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파트서 나온 두개골 '40개'…집주인 '시신 밀매 네트워크 있다' 고백

집주인, 외부에서 구입… "내 죽은 친구들"
온라인 시신 밀매 네트워크로 연결…수사 확대

미국의 한 아파트에서 인간의 두개골 수십 개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집주인을 체포했다. 다만 이 두개골의 소유자는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은 지난 11일 켄터키주 마운트 워싱턴에 있는 한 아파트를 수색해 두개골 40개를 포함한 인간의 신체 부위를 확보했다. 집주인인 제임스 노트라는 이름의 남성은 "이 집에 다른 사람들은 없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대해 "내 죽은 친구들만 있다"고 대답했다.

두개골은 노트의 집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두개골 중 하나는 그가 잠을 자는 침대 매트리스 위에 놓여 있는가 하면 다른 하나는 스카프를 두른 모습이었다. 또 FBI 요원들은 척추뼈, 대퇴골, 엉덩이뼈와 함께 하버드 의대 가방도 발견했다.

미국 켄터키주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 인간 두개골 40개를 보관한 제임스 노트의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노트에 대한 수사는 지난해 여름 검거된 제레미 폴리라는 남성의 범행으로부터 비롯됐다. 폴리는 지난해 아칸소주 아칸소 의대에 기증된 시신을 밀반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다가 붙잡혔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그는 시신 밀매 네트워크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세드릭 로지(55)라는 이름을 댔다.

하버드 의대 영안실 관리자였던 로지는 해부를 마친 시신으로부터 머리, 뇌, 피부, 뼈 등 신체 부위를 몰래 빼돌린 다음 아내 데니즈(63)와 공모해 훔친 신체 부위를 구매자들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신체 부위를 빼돌린 시신은 해부 실습 등 교육 목적으로 하버드 의대에 기증된 것이라, 이 사건은 대학 관계자는 물론 유가족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로지는 지난 5월 하버드대에서 해고됐다.

폴리와 노트도 SNS를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로 연결됐다. 노트는 지난달 '윌리엄 버크'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인간 유해 판매 게시물을 올린 다음, 폴리에게 두개골 사진을 보내며 흥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의 계정명인 윌리엄 버크는 1827~1828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해부학과의 유명 강사로 활동하면서 16건의 연쇄살인을 저질러 교수형에 처해진 인물이다.

FBI는 폴리와 노트, 로지가 '시체 밀매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폴리는 지난달 장물을 다른 주로 유통하는 것을 금지한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로지도 조만간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노트는 먼저 과거 범죄 이력으로 인한 총기 소지 제한 규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될 전망이며, 현재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다.

노트의 한 이웃은 CNN에 이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다"라며 "이웃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