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것도 팔아야'…인도, 역대급 폭우로 경제도 휘청

40년만의 역대급 폭우로 채소 가격 폭등
토마토 가격은 두 달 만에 4배 뛰어

인도에 쏟아진 폭우에 인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몬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커…'몬순 경제'라 불려

지난 9일 인도 북부지역에서 몬순 폭우가 내린 가운데 하마찰프라데시주 쿨루에서 비아스강이 범람했다. 이날 폭우로 인해 인도 북부 전역에서 최소 2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인도 비즈니스 스탠더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에 내린 많은 비에 인도 북부 델리와 그 인접 지역의 토마토 등 소매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에는 '몬순 경제'라는 말이 있다.

몬순은 강우를 동반한 계절풍으로, 인도의 경우 6월 초 남서부 해안 케랄라부터 시작돼 7월 중순께 인도 전역에 걸쳐 비가 내리고 보통 9월까지 이어진다.

'몬순 경제'는 이 몬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인도는 농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몬순 기간은 농작물 경작에 절대적인 강수량의 70~80%를 채운다. 이 때문에 통상 6월 초에 시작하는 몬순이 평균보다 2주만 늦어져도 인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40년 만의 역대급 폭우에 채소 가격 폭등…인플레이션 우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번 몬순은 40년 만에 닥친 역대급 폭우로 예상 강수량을 크게 웃돌아 문제가 됐다.

인도의 물가 상승세는 5월까지만 해도 둔화하고 있었다. 인도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인도 기상청 기준 6~7월 평균 강수량의 10배가 넘는 비가 퍼부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침수 피해와 갖가지 농작물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인도 전통 요리의 주재료라 할 수 있는 토마토 가격이 불과 두 달 만에 4배나 뛰었다. 다른 채소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쿠루크셰트라 지역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알빈드 말릭은 "몇 달 전까지 토마토 1kg당 가격은 40루피(626원) 정도였다. 열려도 수확하지 않고 팔지도 않았다"면서 "지금은 1kg당 160루피(2500원)에 팔리고 있다. 썩은 것도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채소는 CPI에서 비중이 작지만, 인플레이션 변동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 품목의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려 결국 민생 경제를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수요 공급망 안정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이 걸릴 것 같다"며 "(몬순 폭우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물가 안정에 실패한다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집권당에 대한 국민 분노가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덮친 폭우에 사망자 발생 등 피해 커

한편 전 세계를 덮친 폭우로 여러 나라가 신음하고 있다. 미국 북동부, 인도, 일본, 파키스탄 등에서 폭우 피해를 보았다. 미국 뉴욕주 일부 지역에는 24시간 동안 2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인근 지역 4개 주에는 400만명이 넘는 주민들을 상대로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폭우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면서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은 폭우로 5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많은 사람이 연락 두절 상태에 놓였다. 도요타자동차는 후쿠오카현 내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도 4개 공장을 멈춰 세웠다.

파키스탄도 지난달 말 이후 폭우로 80명이 사망하고 18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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