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독과점 해법, 제4이통사 발굴보단 알뜰폰 지원이 우선'

정부가 이달말 알뜰폰(MVNO) 활성화와 제4이동통신사 진입을 골자로 한 통신 시장 경쟁 촉진 정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리하게 제4이통사를 발굴하기 보단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실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실적으로 제4이동통신사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알뜰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지금 알뜰폰 정책은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해소와 통신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중소 상생을 위해 추진됐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기간 연장, 합리적 가격 경쟁을 위한 도매대가 관련 고시 개정 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정책 지원의 근거로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기 힘든 국내 실정을 들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이미 이동전화 시장이 포화상태(2010년 기준 102.7%)일 때 MVNO가 도입돼 MNO와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면이 존재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제도적 지원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인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 경쟁 차원에서 알뜰폰의 역할은 상당하다"며 "알뜰폰을 더 육성하는 측면으로 정부나 국회가 지원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진 숭실대학교 교수도 “알뜰폰이 이통 3사와 경쟁이 가능하도록 중소·중견기업 알뜰폰 뿐 아니라 대기업 계열 알뜰폰에도 전파사용료 감면이 계속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알뜰폰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뜰폰 사업자의 근본적인 목적은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활성화인데, 알뜰폰 사업자들의 자생 노력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MVNO가 지속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중소 사업자는 통신3사의 배려를 기대하는 서비스 구성을 출시하는 것 외에는 어떤 준비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자의 투자가 전제되지 않은 정책적인 지원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의견에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제도적 한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황 부회장은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단순 재판매 방식이 대부분인데 그러다보니 경쟁력이 취약하고 독자적인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사업자가 없다"며 "알뜰폰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매제공의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일몰제 규정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부칙 제 2조의 삭제가 필요하다. 또 정액형 요금제에 대해서는 세부적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고시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정책을 처음 진행하면서 가계통신비 인하의 목적도 있지만 이통3사와 경쟁이 가능한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하도록, 즉 경쟁활성화 측면도 많이 고려해왔다"며 "다만 알뜰폰은 0원 요금제 등 통신비 인하 측면에 일부분 기여했지만 경쟁활성화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달 말 예정된 통신경쟁 촉진 발표에서 해당 부분들을 검토·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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