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노태우 子, 청와대 대통령 전시 찾아 깜짝 해설

김현철 "새벽 조깅, 결단 다듬어가는 준비"
노재헌 "'보통 사람의 시대' 바탕은 음악"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씨(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와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씨(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가 청와대 본관을 찾아 옛 기억을 떠올렸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각각 지난 3일과 4일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에 해설자로 나섰다. 두 사람은 과거 청와대에서 지낸 경험이 있다.

김 이사장은 관람객에게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와대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소품인 조깅화 앞에서 "아버님의 대통령 재임 시기는 결단의 연속이었고, 새벽 조깅은 그 결단을 다듬어가는 준비의 시간이었다"며 "금융실명제 단행을 발표하던 날은 이걸 어떻게 발표할까 구상하시다 보니 평상시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셨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빨리 뛰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것이 금융실명제 실시의 전격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당시 방한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에서 조깅할 때 승부 근성이 발동한 일화도 들려줬다. "두 사람의 조깅 속도가 점점 빨라져 마지막에는 마치 100m 달리기처럼 뛰었다"고 말했다.

이튿날 전시장을 찾은 노 이사장은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품으로 전시된 퉁소 앞에서 "아버지가 직접 부시던 오래된 퉁소"라며 "아버지가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음악을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겨주셨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안 계셔서 외롭고 슬플 때, 퉁소와 음악으로 서러움을 씻어내셨다고 한다"며 "아버지의 이러한 음악적 감성이 '보통 사람의 시대'를 선언하는 바탕이 됐다"고 부연했다. "아버지가 퉁소를 꽤 잘 불었고, 노래도 잘했는데, 그 DNA가 자신에게 온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해 관람객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역대 대통령 열두 명의 상징적 소품을 중심으로 친근하게 꾸며졌다. 지난 4일까지 관람객 2만3880명이 다녀갔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말인 3~4일에만 1만7145명이 관람했다"며 "본관 동시 수용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피크타임 때는 본관 앞 입장 대기 줄이 200m 가까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춘추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 장' 전시와 함께 8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문화스포츠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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