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코로나19 기간 고공행진 하던 명품 브랜드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휘청이고 있다.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그간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던 중국인들이 명품 쇼핑을 줄이기 시작해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의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한 명품 기업들의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전했다. LVMH는 루이뷔통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을 포함해 수십 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약 653조원)를 돌파한 LVMH는 불과 몇주 사이에 500억달러(약 65조원) 이상 떨어졌다.
이로 인해 세계 부자 1위였던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다시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럽 명품기업들로 구성된 '스톡스(Stoxx) 유럽 명품 지수' 또한 지난달 거의 5% 떨어졌다. 이전까지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속에 명품주들의 평가 가치가 기록적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초부터 시작된 50% 가까운 상승세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종식 및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지만, 내수부진이 이어지며 좀처럼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까지 겹치며 소비 여건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은 20.4%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명품 잠재적 소비층으로 분류되는 청년층이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이달 말 중국을 직접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 4월 파리에서 왕윈타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난 적 있지만, 직접 중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VMH의 경쟁사인 구찌 등을 소유한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이미 연초에 중국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