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낑' 소리에 불길 속으로 몸 던진 소방관…강아지 10마리 구조

강원 횡성 주택, 화재로 전소
3마리는 화상…인명 피해 없어

화마가 덮친 강원 횡성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 '낑낑' 소리를 들은 소방관들이 불길을 뚫고 들어간 끝에 강아지 10마리를 구조해 화제다.

2일 강원 횡성군 주택 화재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10마리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2일 오전 9시13분 강원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주택 화재는 불길이 가장 센 최성기인데다 인근에 산도 있어 자칫하면 산불로 번질 위험까지 있었다. 이에 소방관들은 연소 확대 방지에 소방력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건물 주변에서 강아지 여러 마리가 '낑낑' 대는 소리가 들렸다. 횡성소방서 신우교(52) 현장대응단장과 공근구급대 이상훈 반장은 낑낑 소리가 나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부모 개로 보이는 성견 2마리도 안절부절못하고 화마에 휩싸인 주택 주변을 계속 맴돌았다. 화재가 최성기에 달한데다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신 단장과 대원들은 건물 붕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강아지 수색에 나선 이들은 얼마 뒤 화마가 번지고 있는 주택 옆에서 웅크린 채 낑낑대던 강아지 10마리를 발견해 극적으로 구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강아지 3마리는 엉덩이와 등 쪽의 털이 불에 그슬려 검게 타는 등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친 강아지들은 동물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7마리와 성견 2마리는 전소된 주택 대신 옆집에서 보호받으며 임시로 머무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집에 사는 주민은 화재 직후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집이 화염에 휩싸이자 망연자실한 나머지 강아지들을 구조할 경황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132㎡의 주택 1동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신 단장은 연합뉴스에 "검은 연기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서도 강아지들의 소리를 듣고 우선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화재로 화상을 입은 강아지들이 빠른 치료로 쾌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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