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우리나라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010~2021년 중 연평균 8%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보고서는 이에 따라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경우 80% 이하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00%를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도 14%에 육박하는데 주요국들이 5~8%인 점에 비추어 보면 가계대출 차주의 상환능력 면에서도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경제 규모나 상환능력과 비교해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한 상태에서 최근의 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여건이 계속 악화될 경우 가계부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말 3조원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NPL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계대출 중 NPL 비율과 거시변수들의 계량모델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올해 NPL 비율을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실채권이 급증하겠지만, 은행업 전체의 손실 흡수능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은행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279조원이고,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8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지난 2012년 이후 급락하던 NPL 비율이 다시 급등으로 전환하는 것인 만큼, 은행권은 NPL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