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박유진기자
농촌진흥청이 밭작물 기계화 확산을 위해 마늘·양파 재배의 작업단계별 기계화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정부 국정과제인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와 연계해 밭작물 재배 시 노동력 해결 및 농작업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침이다.
농진청에서는 그간 파종기, 정식기, 줄기절단기, 굴취기, 수집기 등 마늘·양파용 농기계를 개발해 농가에 보급해왔다. 그러나 작업단계별 기계화율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작업단계별 기계화율은 2022년 기준으로 파종·정식작업은 15~16%, 수확작업은 마늘 44%, 양파 26%에 불과하다”며 “기계화 재배모델의 조속한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종은 씨를 뿌리는 일, 정식은 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심는 일을 뜻한다.
낮은 기계화율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농촌지역의 노동력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통계청이 실시한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농가 인구는 25.6% 감소했고, 고령화율은 49.8%까지 늘어났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업 종사자 중 어르신 비율이 높은데, 이분들이 직접 손으로 농사를 짓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수작업을 대신해줄 기계의 확산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22~2026년)에 의하면 논농업의 기계화율은 2020년 기준 98.6%로, 일부 방제작업 말고는 거의 기계를 활용해 농작업을 한다. 반면 밭농업 기계화율은 같은 해 61.9% 수준에 그친다.
이에 정부는 2026년까지 밭작물 기계화 비율을 77.5%로 올리는 정책목표를 두고 있다. 농진청은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현장실증-기술보급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기존 업무체계를 혁신한 융복합협업사업 ‘종횡무진 프로젝트’를 지난달 26일부터 추진하고 있다. 종횡무진 프로젝트로 선정된 5개 과제 중 하나가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 및 현장 확산'이다.
밭작물 중에서도 올해 핵심목표는 주산지 중심의 마늘·양파 기계화 현장확산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를 위해 농식품부-농진청-도 농업기술원-시군 농업기술센터-지역 농협-농기계조합 등과 함께 중앙-지방, 민-관이 협업해 전국 13개 시군 20개 지역에서 지역별로 기계화 저해 요인별 개선기술을 실증하고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점 과제는 마늘·양파 기계화 재배모델 구축 및 고도화와 주산지 중심 기계화 재배모델 보급확산이다. 마늘의 경우 파종·정밀재배·수확·저장, 양파의 경우 육묘 및 정식·정밀재배·수확·저장 등 재배기술과 연계한 표준 모델 8개를 구축한다. 기계화 재배모델의 경영분석 및 표준 매뉴얼도 개발할 방침이다. 올해 1134ha를 대상으로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 사업’을 지원하고, 부안·의성·합천·남해 등에서 신기술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이외에 무안·신안·합천·함평·해남 등 10개소에서 기계화 표준 재배모델 현장실증을 실시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히 기계 개발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육종·재배·환경 전문가들이 협업해 기계화 확산을 위한 품종과 재배양식, 지역별 토양특성에 따른 기계의 적용방식 등 패키지화된 재배모델을 현장에서 시연하고 보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늘 굴취 수확기. 사진=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