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현대차그룹 1조 쓸어담은 외인, 엔터株도 순매수

4월 하이브·5월 YG엔터 집중 매수
현대·기아차 IRA 페널티에도 사상 최대 실적
외국인 순매도 1~6위 모두 배터리 업종

올해 2분기 외국인이 자동차와 엔터테인먼트 업종과 사랑에 빠졌다. 해외에서 성장세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최근 1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 특징이다. 연초 쓸어 담았던 배터리 업종은 모두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4월3일~5월19일)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4조4327억원), 현대차(5143억원), 현대로템(3678억원), LG전자(3272억원), 기아(2728억원), NAVER(2245억원), 하이브(1865억원), 현대모비스(1747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556억원), 한국항공우주(134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엔터 업종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외국인의 엔터 '사자'세는 3월에 두드러졌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으로 공개매수 경쟁이 불거지면서다. 지난 3월 에스엠과 하이브는 각각 외국인 순매수 5위, 10위를 기록했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이 끝났지만 4월 기준 하이브는 외국인 순매수 7위에 올랐다. 5월에는 하이브 대신 와이지엔터(6위)와 JYP엔터테인먼트(9위)로 갈아탔다.

외국인이 담은 엔터 종목의 공통점은 '실적'이다. 와이지엔터는 분기 기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8.6% 증가한 1575억원, 영업이익은 502.8% 급증한 364억원을 기록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와 트레저라는 글로벌 지적재산권(IP)의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여줬다"며 "2분기에도 아티스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브 역시 호실적을 썼다. 1분기 매출액은 44.1% 증가한 4106억원, 영업이익은 41.8% 늘어난 525억원으로 컨센서스(467억원)를 상회했다. 고수익인 앨범 판매량이 932만장(써클+오리콘 기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원가율 높은 공연의 매출 비중은 감소한 영향이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도 눈에 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순매수 상위에 올라왔다. 역시 자동차 기업의 호실적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지만, 전기차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4월 기준 현대차 내연기관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5% 증가한 110만40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EV/PHEV) 판매량은 85.5% 급증한 52만6787대를 보였다. 4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P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32.3%에 달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누적된 대기 수요 여전하고 재고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생산과 판매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환율 조건도 우호적이고, 수익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외국인은 배터리 업종은 모두 '팔자'세를 보였다. 순매도 1위부터 6위까지 각각 홀딩스, 에코프로, 퓨처엠, LG화학,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 그룹주는 지난달부터 단기 과열이라는 의견이 지속 제기됐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불발과 오너 리스크 등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자본시장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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