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원형탈모, 핵심은 면역학적 요인…'평생 조절하는 '질환' 인식해야'

원형 모양으로 갑자기 모발이 빠지는 증상을 원형탈모라고 한다.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고, 눈썹·속눈썹·체모 등 전신의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원형탈모는 남성형 탈모인 대머리와 달리 부분 탈모부터 전신 탈모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원형탈모 발생기전.[자료제공=강동경희대병원]

원형탈모 발생 원인으로 흔히 스트레스를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쉬면서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원형탈모의 원인 중 하나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스트레스만으로 원형탈모가 발생하거나 심각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학적 요인"이라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떠한 자극 등의 이유로 T세포가 활성화돼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하면서 면역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 반응이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개 경증의 원형탈모는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로 잘 회복이 된다. 원형탈모가 발생한 지 1년 미만이면서 원형 탈모반이 1~2개 이하일 때 자연 회복률이 80% 가까이 된다. 문제는 중증 원형탈모다. 전체 모발의 50% 이상 빠지는 것을 말하는데, 젊은 환자는 심각한 경우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에 원형탈모 환자 10% 미만에서는 갑상선질환이나 백반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동반된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중증 이상일 때는 바르는 연고 외에 전신적인 치료(경구 약제)가 필요하다. 경구 약물치료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이 있으나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중증 원형탈모의 경우 어떠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원형탈모가 간혹 있고, 탈모가 회복되고 개선됨에도 혈당 증가, 혈압 상승, 체중 증가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또 호전돼 약제를 중단하거나 장기간 사용해 약을 감량 혹은 중단했을 때 재발하는 사례가 많다. 중증 원형탈모의 치료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행히 최근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효과는 조금 더 우월하면서 기존의 면역억제제보다 안전한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신약은 기존 난치성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형탈모는 평생 재발이 많은 질환이므로 호전된 후에도 평생 관리하는 질환으로 생각해야 한다. 유 교수는 "원형탈모는 환자에게 큰 짐이 되고,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해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손실이 큰 질환"이라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고, 또 치료로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다. 당뇨, 고혈압, 아토피피부염 등 만성질환처럼 평생 치료하며 조절·관리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부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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