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업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반도체 등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반중 포위망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중국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코트라(KOTRA) 워싱턴무역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토대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FDI 유치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강력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FDI 유치액 1조2810억 달러 가운데 24.9%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의 14.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2010년부터 FDI 유치액에서 중국보다 뒤졌지만,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부터 다시 중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대미(對美) FDI가 많은 국가는 지난 2021년 기준 일본이 13.9%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네덜란드(12.6%), 캐나다(10.6%), 영국(10.3%), 독일(8.1%)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비중은 1.5%였다. 미국은 2021년 총 3336억 달러의 FDI를 유치해서 전년보다 2.3배나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투자를 크게 늘린 국가 중 하나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FDI는 2021년 기준으로 381억 달러인 반면 같은 해 한국의 대미 FDI는 725억달러로 두 배에 달했다.
무역관은 "팬데믹 동안 위축됐던 대미 FDI 투자가 한국, 네덜란드, 영국, 아일랜드 등으로부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가파르게 회복했다"면서 "2021년 한국으로부터의 FDI는 전년과 비교해 1089%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활을 강조해 온 만큼 전체 대미 FDI 중에서는 제조업이 42.4%로 비중이 가장 컸다. 제조업 중에서도 화학(38.9%), 컴퓨터·전자(10.3%), 운송장비(8.5%)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제조업 이외에는 금융(12.5%), 도매(9.7%), 정보(5.6%) 등의 순이었다.
반면 대만 해협 문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통제 등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에 대미 FDI는 2016년 535억 달러(63건)에서 지난해 32억달러(5건)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