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네이버 노사 간 임금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사측이 임금 인상률을 당초 제안했던 것보다 소폭 올렸지만 여전히 노조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연초 성과급 삭감에 임금 협상 진통이 더해지며 내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25일 7차 임금·단체 협상을 진행했다. 사측은 당초 제시했던 임금 인상률 3.8%에서 소폭 올 4.8%를 제시했다.
그러나 간극은 여전히 크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을 전년 대비 20%가량 줄인 상황에서 물가 인상률을 반영해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물가인상률 5.1%에 미치지 못해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카카오, 넥슨 등 IT 업계와 비교해도 사측이 제시한 인상률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는 본사 기준 인상 폭을 6%로, 넥슨은 8%로 합의했다.
스톡그랜트 등 총 보상안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내년에 종료되는 스톡그랜트와 성과급 등 총 보상 규모의 변동성을 줄이자고 요구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 대신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네이버는 IT 업계 연봉 인상 경쟁이 치열했던 2021년 직원들에게 1인당 1000만원 상당의 스톡그랜트를 3년간 매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가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올해도 경기 둔화로 주요 수익원인 광고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올 초 임직원 성과급을 깎고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는 등 비용 감축에 집중한 이유다.
5월로 접어들었지만 협상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면 상반기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총 11차 교섭을 통해 4월 초 10% 인상에 합의했다. 노조가 요구한 15%보다 낮지만 두 자릿수로 인상했다.
직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가입률은 연초 40%에서 45%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네이버 한 직원은 "경기를 감안하더라도 타사 대비 인상률이 너무 낮다"며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외부 투자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직원들에 대한 투자에는 소홀해 실망한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