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리고 떠난 30대 아빠…'다른 사람 속에서 숨 쉬고 있어'

뇌사 빠진 김민규씨, 장기기증으로 4명 살려
'자랑스러운 아빠'로 기억되길 바라며 기증
어려운 사람 보면 항시 돕고 베풀었던 사람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갑자기 뇌사상태가 된 30대 가장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민규씨(38)는 지난달 두통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점점 악화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갑자기 뇌사상태가 된 30대 가장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사진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8살 딸에게 '아빠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하며 마음이 아팠던 가족들은, 딸이 아빠를 '아픈 사람들을 살리고 하늘나라에 간 멋지고 자랑스러운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밝고 활발한 성격이던 김씨는 딸과 잘 놀아주던 자상한 아빠였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가지 못하고 돕고 베푸는 사람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김씨의 아내 정민정씨는 떠난 남편이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항상 웃으면서 지내길"바라며 "딸 지아에게는 아빠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니 지아와 언제나 함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어린 딸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슬픔은 미루어 짐작하기도 힘들지만,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이 전해주신 소중한 생명나눔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많은데 기증자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4만6000여명이었다. 반면 되사 기증자는 422명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뇌사자 장기기증이 이뤄진 곳은 전남대병원으로 조사됐다.

전남대병원에서 뇌사판정을 받은 후 장기기증을 한 환자는 총 13명으로 뇌사판정 및 뇌사장기기증을 진행할 수 있는 99개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슈2팀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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