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경고도 무용지물…4년제 대학 45% 등록금 인상

대교연, 올해 193개교 등심위 회의록 조사 결과 발표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의 45%가량이 학부나 대학원,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 대상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 유지 요청에도 대학 재정 상황 악화와 고물가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대학교육연구소는 2023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한 193개 국·공·사립 일반대·산업대·교육대학의 등록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학부, 대학원, 정원 외 외국인 등 어떤 형태로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모두 86곳으로 전체의 44.6%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총 17곳으로 전체의 8.8%였으며, 8개 대학은 국립대로 모두 교육대였다. 나머지 9개 대학은 동아대·경성대·세한대 등 사립대였다.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46곳(23.8%),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인상한 곳은 7곳(3.6%)이었다. 대학원생과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모두 올린 곳은 16곳(8.3%)이었다.

반면, 학부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은 배재대(0.04% 인하) 청주대(0.46% 인하) 한국항공대(0.31% 인하) 서울장신대(일부 학과 인하·인하율 미공개) 4곳에 그쳤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국고로 마련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2020~2022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7%로, 그 1.5배인 4.05% 이하 수준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되자 대학들의 입장이 달라졌다. 등록금 인상으로 얻는 이익이 정부의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액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대는 올해 학부 등록금을 3.95% 인상하면서 추가로 얻게 된 수입은 5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인상으로 받지 못하게 된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액 20억원에 비해 훨씬 높은 금액이다.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경우, 이처럼 국가장학금을 포기하고 등록금 인상을 선택하는 대학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을 억제할 추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일부 대학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 조건 외에 다른 제재 수단이나 동결·인하 시 인센티브, 재정지원 사업의 연계를 검토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부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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