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마흔에 읽는 니체<3>-지금 이 순간, 이 자리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오늘은 장재형 세렌디피티 인문학연구소 대표가 쓴 <마흔에 읽는 니체>의 일부를 소개한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난쟁이에게 '순간'이라고 적힌 성문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을 보라고 한다. 성문 뒤쪽으로는 과거의 골목길이, 성문 앞쪽으로는 미래의 골목길이 이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니체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에서 지금 이 순간은 단 한 번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글자 수 536자.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굴러간다. 모든 것은 죽고, 모든 것은 다시 꽃 피어난다. 존재의 세월은 영원히 흘러간다.

모든 것은 꺾이고, 모든 것은 새로이 이어진다. 존재의 동일한 집이 영원히 세워진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실제 있는 곳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이다. 살아 있는 인간은 누구나 이 대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없다. 니체는 그래서 "이 대지를 사랑하라"라고 말했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 이 순간에 의해 결정된다. 동일한 모습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사실이 저주가 되느냐 축복이 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면 삶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바꿀 수는 있다. 다시 말해 나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진정으로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한다. 당신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때 운명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장재형, <마흔에 읽는 니체>, 유노북스, 1만6000원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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