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권도형 범죄인 인도청구 미국보다 하루 빨랐다'

우리나라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돼 구금 중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미국보다 하루 빨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법무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우리 법무부는 권 대표가 체포된 지 하루 만인 지난 24일 인도를 청구했다. 이는 미국이 청구한 시점보다 하루 빠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몬테네그로 유력 일간지 '비예스티'는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의 언론 브리핑을 전하면서 "코바치 장관이 '미국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조금 더 일찍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코바치 장관이 '어제(28일) 한국 법무부에서 범죄인 인도 청구를 넘겨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구가 미국보다 늦었다는 소식이 현지발로 나오면서 우리가 권 대표의 신병을 인도하기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범죄인 한국이 인도 청구를 먼저 했다고 해서 권 대표 신병 확보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청구 일자뿐 아니라 범죄의 중대성, 범행 장소, 범죄인의 국적 등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송환국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우리로선 얼마나 강력한 혐의와 증거를 제시해 몬테네그로 당국을 설득하냐에 따라 송환 여부가 달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법 집행 기관의 수장으로서 권 대표의 국내 송환을 우선에 두고 있다"며 "지난해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면서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고 이에 따른 충분한 증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국제적 절차에서 여러 변수가 있어 국제법과 상식에 맞게 절차를 잘 진행해 나가겠다"며 "한국과 미국 모두 절차에 따라 정의가 실현되도록 선의로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경쟁 구도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권도형

다만 송환 결정은 권 대표가 체포된 현지 위조 여권 사건이 마무리된 뒤에야 결정될 예정이라 판단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바치 장관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권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해 몬테네그로에서 형을 선고받으면, 형기를 복역해야만 인도를 요청한 국가로 인도될 수 있다"고 했다.

권 대표의 현지 변호인도 현지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조 여건 사건 1심 판결이 불만족스럽다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회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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