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당장 내일 터져도 이상하지 않아' 日, 피난계획 변경

분화한지 300년 넘어…폭발 가능성
분화시 경제피해 24조원, 도쿄 마비 예상

일본 후지산이 폭발했을 때를 상정해 인근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을 대피시키는 계획이 전면 개정됐다. 30년 안에 동일본 대지진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올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에서 후지산의 폭발 우려까지 현실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후지산 화산방재대책협의회는 전날 후지산 분화 시 대피 지침이 되는 '후지산 화산대피 기본계획' 개정안을 발표했다. 후지산이 접한 야마나시·가나가와·시즈오카 3개 현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회는 2014년 발표된 대피계획을 이날 전면 개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먼저 개정안은 도보 대피를 원칙으로 세웠다. 협의회 관계자는 "차량은 정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도보 피난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사람이 걷는 속도로 내려온다고 가정하고, 후지산과의 거리에 따라 지역별 대응을 다르게 뒀다. 이 밖에도 관광객을 내보내고, 병원과 노인 시설 등에 입원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인근 지역 학교에서는 보호자에게 아동을 인계하는 등 다양한 실시 계획이 담겼다.

다만 해당 계획은 어디까지나 분화를 예고하는 조짐이 점차 관측되다가 최종적으로 분화했을 때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갑자기 분화하거나 잠잠해졌다가 다시 분화하는 등 무수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특성에 맞춰 대피 계획을 세부적으로 짜기로 했다.

후지산 분화를 이 시점에 논의한 이유에 대해 니케이는 "언제 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지산의 마지막 분화는 1707년 에도 시대에 일어났으나, 범위를 5600년 전부터로 설정하고 계산하면 현재까지 180여 차례 분화했다.

특히 2011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나흘 뒤 후지산 주변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현재 후지산 마그마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니케이는 “향후 30년 안에 70~80% 확률로 ‘난카이 트로프’(남해 해저협곡)에서 진도 8~9에 해당하는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데, 이때 후지산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사회·경제적 피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민 79만2000명은 피난 대상에 들어간다. 협회는 용암이 3시간 이내에 주거지에 도달하거나 화쇄류, 낙석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인구는 11만명으로 추산했다. 수도 도쿄도 영향권 안에 들게 되는데, 도쿄 신주쿠의 경우에는 화산재가 분화 15일을 기점으로 10cm가 쌓이게 된다. 화산재가 쌓이면 차량이나 열차가 달릴 수 없거나 정전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물류 대란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크다.

경제 피해는 최대 2조5000억엔(24조6000억원)이 예상되며, 처리가 필요한 화산재는 4억90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재해 폐기물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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