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흰색 롱패딩에 십자가 목걸이를 한 채 외출한 사진이 인공지능(AI)이 그린 가짜로 판명됐다.
26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문제의 가짜 사진이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처음 등장했다. 사진 속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광 재질로 보이는 듯한 흰색 롱패딩을 입고 있다. 패딩 위로는 반짝이는 은색 목걸이가 돋보인다.
이 사진은 트위터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돈 모이니한 조지타운 교수는 트위터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고 있는 (패딩은) 브랜드 이름이 무엇일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이미지는 AI 툴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만들어진 가짜 사진으로 판명됐다. 포브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 사진이 진짜라고 믿을 만큼 정교하다며 '현실 속 위조지폐'에 비유했다.
영화배우인 크리시 타이겐은 "교황의 패딩은 진짜로 보였고, 가짜라는 의심도 들지 않았다"며 "미래의 테크놀로지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는 글을 썼다.
다만 사진 속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에서 특히 손 모양이 어색하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AI는 손을 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AI가 만든 가짜 이미지를 동원한 가짜 뉴스가 무분별하게 생성되고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배우 윌 스미스 등 유명인에 대한 가짜 이미지가 연이어 나오면서 혼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모습의 가짜 이미지가 퍼지기도 했다. 트위터 등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맨해튼에서 체포됐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사진이 확산했다. 이 사진 또한 제작자는 AI였다.
지난 2월에는 한 소방관이 튀르키예 아이를 안고 있는 가짜 이미지가 SNS를 통해 확산하며 범죄에 악용되기도 했다. 당시 AI가 만든 사진을 보면 소방관의 손가락이 6개다.
그리스 신문 OMEA는 이 사진이 에게해 소방대의 한 대원이 튀르키예로 파견된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AI를 이용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