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서울시민은 하루 평균 5천보 미만을 걷고 남성이 여성보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젊은 층보다 더 많이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봄과 가을에 많이 걷고 월별로는 5월이 최고, 8월이 최저인 것으로 조사됐다. 25개 자치구 가운데는 노원구와 동작구, 구로구가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중구와 금천구, 서초구는 하위권을 기록했다.
걷기플랫폼 ‘워크온’ 운영사인 스왈라비는 2021년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의 연구용역으로 서울시 워크온 가입자 2만286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2020년 걷기실천율은 52.3%였다. 걷기실천율은 최근 1주일 동안 1일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구민의 비율을 말한다. 주간 평균 걸음수는 3만4292보, 일 평균 4898보였다. 걷기실천율에서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원구가 56.7%로 가장 높았고 동작(56.1%), 구로(54.5%) 등이 상위 3위를 차지했다. 하위 3곳은 중구(46.8%), 서초구(48.2%), 서대문구(49.0%) 등이었다. 노원과 중구의 격차는 10%였다.
걸음수로는 노원구가 주간 3만8246보, 일간 5464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용산(3만6727보, 5248보),관악(3만6688보, 5241보) 등의 순이었다. 반면 중구(2만9922보, 4275보)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3만보 미만이었다. 금천구, 서초구 등도 하위 3곳에 이름을 올렸다. 하루 5천보 이상 걷는 구는 25개 자치구의 8곳이었다.
걷기실천율의 월별 추이를 보면 혹한기와 혹서기에는 덜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49.2%)과 12월(49.7%)이 가장 낮았고 4월(58.0%), 5월·6월(58.5%)이 가장 많았다. 계절별로는 봄(56.6%), 가을(55.5%) 여름(54.9%),겨울(51.7%)의 순이었다. 걸음수로 비교하면 5월에는 월간 17만9760보, 일간 5922보 였지만 1월에는 11만9943보, 하루 3998보로 차이가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평균 59.2%, 여성 평균 51.1% 남성이 여성보다 8.1%높았다. 남녀 모두 5월에 가장 많이 걸었고(남성 62.8%, 여성 54.9%), 8월에 가장 적게 걸었다(남성 53.6%, 여성 45.6%)
1000명 이상 표본이 확보된 6개구(중구, 성동구, 노원구, 영등포구, 강남구, 송파구)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많이 걸었다. 중구·성동구·노원구는 남녀 걸음수 격차가 500보 안팎인데 반해 영등포(1551보), 강남구(1228보), 송파구(829보)는 남성의 걸음수가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에 따른 걷기 실천율은 40세 미만 평균 49.4%, 40세 이상∼60세 미만 53.0%, 60세 이상 59.4%로 고령층이 더 많이 걸었다. 요일별로는 남녀 모두 주중보다 주말 걸음수가 적었다. 연령별로보면 40세 이상∼60세 미만은 밤에 더 많이 걷고, 60세 이상은 새벽∼아침에 많이 걸었다.
이번 조사결과는 워크온 가입자의 활동데이터가 기반이어서 정부 공식 통계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 매년 실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의 경우 전국 23만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워크온 조사기간(2020년)과 비교한 2020년(조사 기준, 발표는 2021년) 서울시의 걷기실천율은 55.8%로 워크온보다 높았다. 이 조사에서도 노원구(63.4%)는 1위를 차지했다.
노원구의 경우 2017년 조사에서는 서울시 최하위(44.7%)를 기록했다. 2018년 ‘걷는 도시 노원’을 선포하고 걷기 이벤트, 걷기 모임 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걷기 좋은 보행 환경과 산책 코스도 조성했다. 그 결과, 노원구의 걷기실천율은 2020년 68.4%, 2021년 63.4%로 2년 연속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노원구는 영축산, 불암산, 수락산, 초안산까지 보행약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당현천, 중랑천, 우이천, 묵동천의 산책로를 정비하고 꽃길도 조성했다. 2020년 4월에는 당현천 2.9km와 경춘선 숲길 6.3km에 ‘노원음악방송’을 송출하기 시작했다.
중구도 걷기실천율을 끌어올리고 지역과 지역을 찾는 주민들의 걷기 독려에 나서고 있다. 2020년부터 도입된 ‘중구 건강마일리지 앱’은 목표걸음 수를 달성하면 일 최대 200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중구사랑상품권으로 교환받거나 저소득 이웃을 위한 의료비 등으로 기부할 수 있다. 2022년 12월 기준 중구 건강마일리지 앱 누적가입자는 1만 5600여명.
중구는 이달부터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 관광프로그램을 재개한다. 중구가 운영하는 문화해설사 코스는 ▲한양도성 남산구간(광희문~숭례문) ▲광희문 달빛로드(흥인지문~무당천) ▲장충단호국의 길(장충단비~자유센터) ▲ 정동한바퀴(정동극장~서울시립미술관) ▲순례역사길1(명동대성당~약현성당) ▲순례역사길2(중림동 약현성당~우포도청터) ▲명동역사문화투어(문화공원~문예서림터) ▲남산, 기억로(장충단공원~조선신궁터) ▲중구역사문화코스(남산~청와대)등 도보관광 코스 9개와 ▲장충단기억의 공간 시설관람코스 1개다. 그간 총 519회의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다녀간 탐방객 수는 총 4790명에 이른다.
명동대성당~약현성당까지 운영하던 순례역사길은 올해부터 2개로 분리해 진행한다. 명동성당~김범우 집터까지를 1코스, 중림동 약현성당~우포도청 터까지를 2코스로 따로 운영함으로써 선교사 없이 천주교를 받아들인 유일한 나라에서 순례길의 의미를 더욱 심층적으로 탐색해볼 수 있다. 두 코스 각각 3km에 달하는 거리로 1시간 30분씩 소요된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중구역사문화코스는 남산 백범광장→덕수궁→명동→청계천→광화문광장→경복궁→청와대까지 6km의 거리를 3시간 동안 걷는 도심 속 ‘대장정’이다. 청와대 개방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 근현대사까지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