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희기자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31일(현지시간) 린 트레이시 신임 주러시아 미국 대사와 만나 군비 통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 트레이시 아르메니아 주러시아 미국 대사. 사진=연합뉴스
이날 러시아 스푸트니크, 타스 통신 등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랴브코프 차관이 트레이시 대사와 만났고, 대화 중에 군비 통제 관련 몇 가지 시급한 현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전날 신임장 제출을 위한 자리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이뤄졌다.
전날 회동 후 미국 대사관 측은 "트레이시 대사가 양국 간 긴장 상황에서도 대화를 유지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은 "미국의 현재 대결적 노선은 비생산적이며, 러시아는 내정에 대한 간섭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전했다.
특히 랴브코프 차관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2026년 기간 만료 후 대체 조약 없이 종료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2010년 체결한 협정이다.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협정은 과거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레이시 대사는 지난 9월 여성 최초로 주러시아 미국 대사에 지명됐다. 전날 러시아 정부에 신임장을 제출하고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 트레이시 대사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차석을 지내고 국무부에서 러시아 선임 고문을 맡는 등 러시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