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앱에서 신한카드로 결제…'오픈페이' 써보니

스마트폰 화면 쓸기만 하면 결제창 떠 간편
3개社 참여·사용범위 제약 단점도
포인트·할인 혜택으로 고객 유치 총력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4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식당 계산대 앞. 스마트폰에 KB국민카드의 애플리케이션(앱)인 ‘KB페이(Pay)’ 결제창을 띄웠다. 결제할 카드는 이달 50만원 이용실적을 채워야 하는 신한카드로 골랐다. 지문 인식 후 카드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니 1~2초 뒤 결제 완료를 알리듯 영수증이 출력됐다.

한 신용카드사 앱에서 타사의 카드상품을 등록·이용할 수 있는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가 첫선을 보인 지 보름이 지났다. 다양한 카드상품을 한 회사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편의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까진 참여 카드사가 한정적인데다 온라인 결제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추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는 지난 12월22일부터 오픈페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페이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주요 카드사들이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선발 주자와 출시 준비 중으로 알려진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카드업계가 진통 끝에 공동 페이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2317만건, 이용금액은 7232억원에 달했다. 2020년 상반기(이용건수 1293만건·이용금액 4009억원)와 비교해 80%가량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간편결제 시장에선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IT·빅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올 상반기 이들 빅테크사 결제 비중은 전체의 85.9% 달했다. 반면 금융사 비중은 1년 전보다 1.9%포인트 감소한 14.1%를 기록했다. 최근엔 애플페이까지 진출을 채비하면서 카드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KB국민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인 ‘KB페이(Pay)’ 내 오픈페이 등록 화면

◆이용 ‘초간단’…사용처 제약은 한계=오픈페이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카드사 앱(KB페이·신한플레이·원큐페이)에 접속해 ’결제수단 등록‘ 탭에서 연동하고자 하는 카드사를 선택하고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정보를 입력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결제는 지문 인식이나 비밀번호 입력 후 스마트폰을 카드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삼성 스마트폰 기준). 어떤 앱을 사용하든 관계없이 원하는 카드사의 카드를 ‘대표카드’로 설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각 카드사 앱을 일일이 설치해야 했지만 이젠 한 개 앱만으로 나머지 회사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번거로움이 줄었다.

신한카드 앱 '신한플레이'의 '엣지 패널' 설정 화면

깨알 같은 편의기능도 갖췄다. 앱에 들어가지 않아도 스마트폰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리기만 하면 결제화면으로 전환되는 삼성페이처럼 KB페이, 신한플레이의 경우 이와 유사한 ‘엣지 패널’ 기능을 탑재했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한 뒤 스마트폰 바탕화면 우측 상단(위치 선택 가능)에 손을 대고 좌측으로 끌어당기면 곧장 결제화면으로 넘어간다.

비록 후발주자지만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특화된 부분도 있다. 오픈페이는 카드사들이 기존에 구축해놓은 결제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골목 상권에서도 사용이 용이하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바코드 결제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편의점, 대형 상권과 달리 이를 다 갖추고 있지 않아 실물 카드 사용이 불가피한 동네 상권에서는 더 강점이 있는 것이다. 카드사의 빅데이터 역량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업계 통틀어 선두권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까지 참여社 확대…“마케팅 활성화할 것”=반면 단점도 뚜렷했다. 우선 3개 회사만 참여해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롯데·비씨·신한·하나·KB국민·NH농협카드 등 6개 카드사가 참여할 거란 당초 계획과 달리 우선 3개사만 뛰어들었다. 이들 중 사용하는 카드사가 2개 미만일 경우엔 활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기자의 경우도 주거래 카드사가 오픈페이에 참여하지 않아 서비스 이용 2주간 손이 자주 가진 않았다.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타 간편결제 서비스와 달리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한 것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관건은 범용성 확대다. 나머지 카드사들이 모두 참여해야 당초 서비스 취지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참여 카드사가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롯데카드, 비씨카드가 각각 2월과 3월 참여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NH농협도 뛰어든다. 우리카드도 참여 결정을 내린 상태다. 온라인 결제는 하반기 중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 사용 고객에게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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