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건강하길' 광주 어등산 해맞이 인파 몰려

떡국 나눠 먹으며 새해 인사와 덕담 주고받아 '훈훈'

해맞이객, 일출 보며 가족건강 기원 등 디양한 소망

시민들이 1일 오전 2023년 계묘년 첫 해를 보기 위해 어등산 팔각정에 올라 일출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떡국 드시고 가세요."

2023년 계묘년(癸卯年) 동이 트기 전 어스름한 빛이 깔린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 주차장.

해돋이 명소인 어등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이곳에 '새해 해맞이 떡국 나누기' 행사가 열리며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바르게살기운동 광주 광산구협의회 측이 이른 새벽 5시부터 나와 준비했다고 한다.

일자로 설치된 천막 지붕 아래에 놓인 대형 육수통에서 떡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국자로 퍼 일회용기에 담고, 김가루·계란지단 등 고명을 뿌리는 분주한 손길이 이어졌다.

컨베이어 밸트처럼 여러 공정을 거쳐 완성된 떡국은 테이블에 올려지자마자 무섭게 사라졌다.

떡국을 들고 맞은편 시식대로 향한 사람들은 호호 불어가며 뜨거운 국물을 삼키며 개운한 표정을 지었다.

드럼통 모닥불 주변을 둘러싸고 몸을 녹이면서 새복 많이 받으라는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에는 알록달록 색종이에 새해 소망을 적은 메모가 전시된 공간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부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꿈까지 다양한 마음 속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잠깐의 휴식 후 호젓한 길을 따라 해맞이 장소인 어등산 팔각정과 석정으로 발걸음을 뗐다.

길이 미끄러운 탓에 등산 스틱이나 신발에 끼우는 체인을 가져 온 이들이 많이 보였다.

탐방객들은 조심스럽게 한 걸을 한 걸음 내딛으면서도, 첫 해를 본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종종걸음으로 스스로 재촉하기도 했다.

오전 7시30~40분쯤, 팔각정에서 바라본 하늘은 어느덧 무채색에서 붉은색 물감을 칠한 듯 태양 주변으로 노을이 뚜렷해졌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예정된 일출 시각이 넘었는데도 해가 보이지 않자 구름에 가린 것 같다며 하산하기 시작했다.

아쉬움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남아 있던 몇몇이 나무 줄기와 가지가 방해하는 시야 속에서 붉은 점을 가리키며 "저기, 해 떳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외치자 관심이 집중됐다.

일출의 장관을 담기 위해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키가 작아 보이지 않는 아이를 위해 목마를 태운 아버지, 손을 꼭 잡고 한 곳을 응시하는 연인과 부부들.

모두 붉게 솟아 오른 해를 지긋이 바라보며 감상에 흠뻑 젖은 듯했다.

양민자(64·여)씨는 "가족 모두가 아픈 데 없이 건강하고,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지혜로운 선택을 하고, 남한테 피해주지 않은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미순(63·여)씨는 "경제에 숨통이 터져 모두가 웃고 행복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정치권에서도 서로 싸우지 않고 미래 비전이라는 공통 목표 속에서 화합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바르게살기운동 광주 광산구협의회는 1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 주차장 인근에서 '새해 해맞이 떡국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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