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지원한 美 '푸틴, 전쟁 끝낼 생각 없어'…장기화 대비(종합)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생각이 전혀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개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게 된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지 ‘평화’만을 위해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에 대해 타협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간가량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해를 맞아 우크라이나의 투쟁, 2023년에도 단결해야 할 필요성을 직접 듣는 것이 미국인들과 세계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방미 배경을 언급했다. 전장을 비우면서까지 전쟁 장기화에 대응할 시점이라고 두 정상 모두 판단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대한 18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한 상태다. 특히 장거리에서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패트리엇 미사일도 처음으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사거리가 70∼80㎞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높은 상공에서도 적의 항공기,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어 그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속해서 지원을 요청해 온 품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추가 지원 방침을 확인하며 "훈련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패트리엇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방어하는 데 있어 주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년 중 가장 춥고 어두운 시기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민간 인프라로 러시아의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겨울을 무기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거듭 규탄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걸음마다 함께할 것"이라고 지원 약속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한 지원 패키지에 감사를 표했다. 올리브색 스웨터, 카고 바지 등 ‘전시 복장’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그는 "이 패키지의 가장 강력한 요소는 우리의 대공 방어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안전한 영공을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한 "테러리스트 국가(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민간인,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으로서 정의로운 평화는 우리나라의 주권, 자유, 영토보전에 대한 타협이 아니라,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의 보복"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부모가 최전선에서 아들, 딸을 잃었는지 강조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평화"라면서도 이러한 이유에서 "어떤 전쟁에서도 그냥 평화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평화를 위한 특정 방안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00일 만에 이뤄졌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장을 비우고 외국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회담을 마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차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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