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65년 만에 부활한 '금성전파사'

LG전자, 경동시장에 스타벅스와 복합문화공간 마련
1호 흑백 TV·냉장고·세탁기 등 전시
'지역 상생' 목적

경동시장 안에 위치해 있는 LG전자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입구.[사진=한예주 기자]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1958년에 세워진 LG전자의 전신 '금성'. 65년여 만에 이 로고가 부활했다. LG전자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라는 공간을 구성하면서다. LG전자는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할 때 쓰는 '고치다'라는 표현을 '마음을 고치다'라는 감성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데에 착안해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했다.

16일 오후 시장 안을 헤매고 있는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 길을 알려준 여러 상인들의 도움으로 도착한 이곳의 첫인상은 '레트로하다'였다. 1960년대 지어진 이후 폐극장으로 남아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카페를 만든 스타벅스와 그 입구에서 이색적인 분위기를 주도한 '금성전파사' 덕이다.

매장 입구에는 1958년 LG 전신인 금성사 설립 이후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전시돼 있었다. 금성사가 1966년 생산한 19인치 1호 흑백TV 'VD-191'에선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1960년대 출시 당시 TV 가격이 6만원이었는데, 이는 쌀 27가마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당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1만6000원이었다고 하네요"라고 설명하는 안내직원의 설명으로 세월의 변화를 체감하며 공간을 둘러봤다.

입구를 지나자 곧바로 LG 전신인 금성사의 설립 이후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사진=한예주 기자]

전시 제품 옆으로는 가로 13.2m, 세로 2.7m의 LG전자 LED 사이니지월이 과거 경동시장의 모습을 송출하고 있었다. 이 공간을 통해 LG전자는 경동시장의 역사와 발전 과정 및 지역 상생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이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새로고침할 수 있다는 공간의 콘셉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들도 준비돼있었다.

먼저 '마음고침코너'에는 LG전자의 식물 생활가전인 '틔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과 같은 종류의 모종을 일회용 컵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화분에 옮겨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화분을 든 한 30대 여성 고객이 코너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인증사진을 찍으며 체험을 즐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성사의 제품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 방문하는 고객들의 향수를 일으켰다. [사진=한예주 기자]

'개성고침코너'에는 '그램360'과 '스타일러스 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쪽에서는 LG전자 폐가전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만능거치대, 그립톡, 키링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LG전자는 판매 수익금의 전액을 경동시장에 기부할 예정이다.

'스타일고침코너'에서는 폐가전에서 추출한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펜던트로 옷을 꾸미거나 팔찌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던 신발이나 옷 등을 이곳에 가져오면 리폼 체험이 가능하다. 한쪽에는 옷과 신발을 관리할 수 있는 LG스타일러와 슈케이스를 전시했다.

화려한 조명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기분고침코너'에서는 '금성오락실'이 자리했다. 오락실에 쭈그려 앉아 열심히 버튼을 누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는 고객들의 웃음 섞인 말소리도 들렸다. 위층에는 방탈출 체험 공간도 준비됐다. 이곳에는 LG전자의 냉장고, 공기청정기, 스피커 등이 있는데 씽큐 앱을 통해 가전을 제어하며 단서를 찾는 방식이다. 방탈출 체험은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기분고침센터에는 '금성오락실'이 마련돼 방문한 고객들은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사진=한예주 기자]

이번 커뮤니티 스토어 목적은 '지역 상생'이다. 시장을 방문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줄어들자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라는 의미다. 최근 조주완 사장을 중심으로 LG전자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찐팬(충성 고객)'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기조와도 맞닿는다. 실제 공식 오픈 첫날인데도 매장은 MZ세대들로 가득 차 있었다. SNS에서 특별한 스타벅스 매장이라고 입소문을 타서다. 여기에 LG전자의 다양한 가전을 체험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에 몰린 인근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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