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겨울 황사가 눈비와 함께 전국을 뒤덮었다. 이번 겨울 황사의 발원지는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래폭풍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이 황사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3일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면서 환경부는 올해 첫 황사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황사위기경보 단계는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됐고, 정오엔 강원의 경보 단계도 주의로 올랐다. 서울 외 지역도 '매우 나쁨'(일평균 농도가 150㎍/㎥를 초과)을 기록하는 곳이 많았다. 인천(312㎍/㎥), 광주(228㎍/㎥), 대전(178㎍/㎥), 경기(293㎍/㎥), 강원(234㎍/㎥), 충남(177㎍/㎥), 전북(223㎍/㎥), 전남(180㎍/㎥) 등으로 집계됐다.
황사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주의 경보는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PM10) 경보가 발령되고 시간당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돼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관심 단계 발령 기준은 '황사로 미세먼지 수준이 매우 나쁨일 것으로 예상될 때'다.
앞서 환경부는 11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에 황사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황사위기경보가 발령된 건 지난해 5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번 황사는 11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몽골고원과 가까운 네이멍구 우라터중치 미세먼지(PM10) 1시간 평균 농도는 11일 오후 11시 4143㎍/㎥까지 치솟았다. 황사를 일으킨 저기압의 영향으로 12일 저녁 중부지방 중심으로 눈과 비가 내리기도 했다.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에서 황사가 일었을 때 때마침 대기 상층으로 차가운 북서풍이 불었고 이 북서풍이 남동진하면서 한반도에 유입됐다. 찬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는데, 황사를 싣고 온 북서풍이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 것이다.
12월에 짙은 황사가 전국을 뒤덮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의 경우 12월에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가 500㎍/㎥에 육박하거나 넘을 정도로 오른 것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2월25~26일 황사에 서울의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 최고치가 963㎍/㎥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 수원시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1132㎍/㎥였다.
황사는 대부분 봄에 유입되는데, 국내에 유입되는 황사의 80%는 봄철이고 나머지 20%가 겨울철이다. 동아시아에서는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만주, 하서회랑 서쪽 사막과 황토고원, 타클라마칸사막 등에서 황사가 발원한다. 다만 타클라마칸사막에서 발원한 황사는 국내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에 황사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기후변화로 최근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이 지역에서) 모래폭풍이 더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가운데 평소보다 주변에 눈이 덜 쌓였는데,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조건이 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공기 중에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어린이·노약자·호흡기 질환자는 실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하더라도 입자성 유해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KF94나 KF80 등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