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전문가의 여야 대리전…7년만에 재격돌

연금개혁특위 민간자문위원회 김용하·김연명 공동위원장
'재정안정' vs '노후소득 보장'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 당시 여야 전문가로 참여
김용하, 尹 인수위 참여…김연명은 文 정부서 사회수석 맡기도
내년 1월까지 연금개혁안 마련 예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와 김연명 중앙대 교수를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 7년만에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국내 최고의 연금전문가로 평가받는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국회 차원에서 추진된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여야 측 논의를 이끌며 연금개혁 방향을 이끌었던 장본인들이다. 국민연금 등 연금개혁 전반의 개혁방안을 두고 김용하 교수는 연금의 재정안정을, 김연명 교수는 노후소득 보장에 무게를 두고 있어 ‘여야 대리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은 7년 전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작업에서 여야 민간 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이 당시에도 여야는 소득보장과 재정건전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당시엔 단계적으로 기여율을 높이고 지급률은 인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김연명 교수는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을 지냈고, 김용하 교수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당시 연금개혁 문제가 떠올랐을 때 본지에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구상을 각각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연명 교수는 "연금이 1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돼야 한다는 점에서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용하 교수는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재직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급 비율)을 (이미 여러 차례 낮춰서) 더 낮출 수 없고 결국 보험료율이나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손을 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명 교수는 현재보다 연금수급액을 높여 국민연금 등이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 방안이 돼야 한다고 보았지만, 김용하 교수는 재정안정 등의 이유라 하더라도 더는 연금액을 깎아서는 안 되며 보험료를 올리거나 지급 시기 등을 늦추는 등으로 지속가능한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연금특위는 이들 관계에 대해 대립적으로 볼 게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소득 보장과 재정 안정의 중요성을 다 알고 있는 분으로, 자문위에서 자기주장을 고집할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이 둘을 잘 조화시킬지 이런 부분을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자문위는 연말까지 연금개혁 방향을 마련하고 내년 1월에 연금개혁안(복수안)을 특위에 제출하기로 했다. 향후 연금개혁 특위는 자문위와 정부 측 등의 현안 등을 보고받는 식으로 연말까지 지낸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금개혁안 마련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민주당 연금개혁 특위 간사를 맡은 김성주 의원은 "오늘 여당 간사에 회의 일정 등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기존에 논의됐던 연금개혁안들을 검토하고 노조나 경총,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과 만나 논의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의 논의 과정을 거치면 전국민적인 학습과 토론 과정을 거쳐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합의가 가능하다면 입법 과정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금개혁 과정에서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함께 기초연금 등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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