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부천·시흥, 미국인은 평택·강남 집 샀다

외국인 국적별 국내 주택거래 현황
중국인, 부천시·시흥시·안산 단원
미국인은 평택·강남·서초·용산 매입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외국인들의 'K부동산' 쇼핑이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가운데 국내 부동산을 가장 많이 매수한 외국인은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지역은 경기도 시흥시와 부천시였다.

29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외국인 국적별·지역별 전체 주택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뤄진 외국인 주택거래 2만38건 중 중국인의 거래 건수는 1만3944건으로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2479건(13.7%), 캐나다 860건(4.3%), 대만 380건(1.9%), 베트남 372건(1.9%), 호주 262건(1.3%), 일본 214건(1.1%)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하 자료:국토교통부

◆중국인이 많이 산 지역은 부천시·시흥시·안산 단원구

중국인의 매수세는 수도권에 특히 집중됐다. 전국 1만3944건 거래 중 9751건이 수도권 거래였다.

중국인이 주택을 가장 많은 사들인 지역은 경기도 부천시(858건)였다. 시흥시(753건), 안산시 단원구(676건)가 뒤를 이었다.

이어 인천 부평구(655건), 인천 미추홀구(324건), 서울 구로구(318건), 인천 남동구(249건), 서울 금천구(192건), 서울 영등포구(143)건 순이었다.

◆미국인은 평택·강남·서초·용산

미국인의 매수세 또한 수도권에 몰렸다. 전국에서 이뤄진 거래 2746건 중 수도권이 1778건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약간의 차이가 나타났다.

미국인은 평택시(190건)에서 가장 많은 거래를 했고, 인천 연수구(85건)가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84건), 서초구(74건), 용산구(64건)에서 집중적인 매수가 이뤄졌다.

이외에 경기 남양주(48건), 용인 기흥구(46건)에서의 거래도 많은 편이었다.

◆외국인 K부동산 쇼핑 역차별 논란

한편 외국인들은 집값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7년 무렵부터 국내에서 꾸준히 집을 사들였다.

그간 내국인은 각종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이 힘든데, 외국인은 본국 은행에서 대출받아 규제를 피해가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취득세 중과 등 세제 면에서도 외국인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현행법상 1세대가 2주택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중과세율을 더해 취득세율을 적용한다.

외국인의 세대 파악은 등록외국인기록표 또는 외국인등록표로 이뤄지는데, 가족의 외국 체류 등으로 인해 기입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세대원에 대한 파악 자체가 어려워 주택 수 합산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잦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도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따옴표

국토부 "외국인 투기 차단 대책 실시"

국토부는 최근 외국인 주택투기 기획조사를 마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먼저 해외자금 반입단속과 관련해 관세청과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한다. 외국인의 주택 자금조달계획 분석을 통해 선별한 이상거래 자료를 관세청과 반기별로 공유할 계획이다.

부동산거래신고법은 개정해 부동산 거래 신고 때 외국인등록 사실 증명서를 제출하고, 위탁관리인을 지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동산 매수 이후 해외로 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조사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과세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외국인 부동산 유관기관 협의회'를 통해 법무부·복지부(건강보험공단) 등이 보유한 외국인 세대구성 관련 자료를 과세 당국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외국인 세대원의 거주지 확인, 거주여부 확인도 강화한다. 외국인 주택 보유통계도 신설해 투기성 거래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외국인의 토지 대량매입, 지분 쪼개기, 이상 고·저가 매수 등 투기성 토지거래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등 비주택 거래에서도 이상 동향이 포착될 경우 기획조사를 확대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내국인 실수요자 보호 차원에서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부동산 현황 파악과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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