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두 시선…'서양 명절에 돈 낭비' vs '놀이 문화로 인정해야'

준비에 최소 10만원 "과소비 부추긴다" vs 소비자 이색 체험 제공…하나의 놀이문화
전문가 "축제 소비 연령 확산…세대 소외 없도록 의미 집중해야"

홈플러스에서 모델들이 핼러윈 코스튬을 입고 행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핼러윈을 바라보는 여론은 여전히 두 갈래로 양분된 모습이다.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 고유 명절도 아니고 서양의 축제를 굳이 돈을 써가며 챙겨야 하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핼러윈 코스튬을 판매하는 G마켓·옥션의 25일 기준 가격을 보면, 저렴한 것은 2만원부터 시작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유명 캐릭터는 8만~10만원대를 호가한다. 여기에 각종 액세서리와 인테리어 용품, 핼러윈에 주고받는 사탕 등 간식거리까지 생각하면 준비에만 최소 1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든다. 가뜩이나 물가가 오른 시점에서 과소비를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이제는 핼러윈도 축제처럼 하나의 놀이문화로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핼러윈은 코스튬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 전반에 재미있는 이벤트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핼러윈에 맞춰 쇼핑센터나 주요 번화가가 인테리어를 바꾸고, 다양한 행사가 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이색 체험 거리를 제공한다는 순기능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론의 대립을 통해 핼러윈이 점차 여러 세대에게 익숙한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문화 소비 방식이 일부 세대의 소외나 대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핼러윈 본연의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핼러윈은 과거 해외 경험이 있는 소수만 공유했던 축제지만 지금은 꽤 많은 세대에게 퍼져 옛날보다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례행사가 됐다"면서도 "다만 이처럼 모든 세대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가 들어왔을 때 고령층 등 일부 세대들은 여전히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핼러윈의 의미보다는 가면이나 코스튬을 쓰고 노는 특이한 문화의 겉모습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러한 일부 세대의 거부감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핼러윈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공유하는 시간이 만들어져야 의미 있는 소비"라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도 "과거 핼러윈을 즐기는 주축이었던 10대 중반과 20대 초반 세대가 30대 부모가 되고 아이를 기르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문화가 확산됐다"면서도 "다만 이런 현상에는 핼러윈 특수를 노리는 업체들의 상업자본주의 마케팅 전략도 맞물려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대의 공감을 얻는 행사가 되려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서 그치지 않고 그에 수반되는 문화적 양식 등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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