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기자
송승섭기자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송승섭 기자] 앞으로 안전 주행 기록을 보유한 드라이버는 대출 과정에서 금리 인하 등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 대부분 은행에 신용평가점수를 제공하고 있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티맵모빌리티와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티맵 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운전이력 데이터 등 비재무적 지표가 차주들의 대출 심사 과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수차례의 킥오프 회의를 열고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티맵을 통해 누적된 운전자의 운전이력 데이터를 차주의 신용평가요소로 활용해 CSS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티맵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주행하는 운전자들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점수를 산출해왔는데, 향후 두 기업이 고도화할 CSS에 해당 점수가 반영될 전망이다.
티맵은 자사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드라이버들의 안전운행 기록을 통해 ‘운전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단순한 주행이동기록뿐 아니라 과속, 급가속, 급감속 데이터 등을 모두 파악해 운전점수를 산출한다. 데이터 사용에 동의한 이용자들은 해당 점수를 관리해 보험사에 제공하면,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는 대리운전사, 화물차 운전자 등처럼 금융권 신용도가 낮게 평가되지만 사실은 부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차주를 발굴하고 재평가하는 데 관심이 있는 분위기”라면서 “이 때문에 모빌리티 기업이 누적해온 데이터들을 금융에 접목해 활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CSS 고도화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았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차주의 신용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존에 고려하지 못했던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CSS를 개선하면 부실우려차주와 우량차주 선별이 용이해진다. 재무상황이 좋은데도 금융이력이 부족해 대출이 어려웠던 ‘씬파일러’도 새로운 고객으로 포섭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신용상황이 더 정확히 반영되기 때문에 한도와 금리 면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이에 대안신용평가 시장의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이제껏 국내 개인 신용평가회사 시장은 나이스와 KCB, SCI평가정보 등 3개사가 과점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융사들은 자체 CSS에 대안신용평가를 결합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카카오뱅크가 업계 최초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해당 모형에는 롯데멤버스와 교보문고 등 11개 기관, 3700만건의 가명결합데이터가 활용됐다. 토스뱅크는 계좌정보, 카드정보, 자영업자 매출정보 등을 활용한 토스스코어링시스템(TSS)을 개발했다.
KCB도 대안신용평가를 CSS에 반영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올해 1월에는 금융결제원과 자동이체 납부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를 시행했다. 약 17억건의 연간 계좌 자동이체 정보를 처리하는 금결원과 납부정보 유용성 분석을 한 결과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로 분류됐던 사회초년생, 주부, 대학생이 이자감소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도를 판단하는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씬파일러 대출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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