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주기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며 무더위가 지나고 본격적인 환절기를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낮에는 햇볕이 따갑고 3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르지만, 최저 기온은 17~18도까지 떨어지며 10도 이상의 큰 일교차를 보이는 날도 이어지고 있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는 혈압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시기이기도 하다. 기온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혈압이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면서도 잘못 관리하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Hg 내외로 상승해 고혈압 환자라면 환절기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환절기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고혈압 그 자체보다는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 합병증으로는 뇌출혈,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들이 있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는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협심증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한다.
뇌출혈 역시 조심해야 한다.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지면 높아진 혈압을 이기지 못해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절기 고혈압 환자들은 가슴 통증, 어눌한 발음, 마비 등 협심증이나 뇌출혈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빠르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등 예방적인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환절기 일교차로 인해 발생하는 혈압 상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크게 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며, 직장생활 시 냉방기기 사용이 활발한 낮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새벽 운동 역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새벽은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이자 일교차가 큰 시간인 만큼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낮 또는 저녁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염분의 과다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킨다. 소금, 간장, 고추장 등 장류와 김치, 젓갈, 조미료 등 염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술도 피해야 한다. 술은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지만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갑작스러운 기온의 변화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을 일으킨다”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 고혈압 환자라면 생활 관리와 함께 규칙적으로 혈압을 체크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올바른 습관을 들이고 꾸준히 지켜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