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지난주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서울·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주공4단지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상승 폭이 커진 것이다.
29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22일 기준)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이 0.29%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과천 전세가격은 3월 중순부터 보합 또는 상승을 반복해 왔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와 맞물려 하반기 매매·전세가격이 동반 하락 중인 분당·위례와 달리 '준강남' 중 홀로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주공4단지 이주 수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주공4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5층 1110가구에서 35층, 1437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GS건설이 수주해 '과천센트럴자이'라는 펫네임이 붙는다. 이주 기간은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며, 입주는 2026년 상반기 예정이다.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많은 이주민이 인근 인덕원·평촌이나 분당 등으로 이사 계획을 세웠지만,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보니 이주 수요가 아직 남아 있다"며 "새로 살 곳을 정하지 못한 세입자나 자녀 통학 등 교육 문제로 멀리 가지 못하는 가정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매물 호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과천역 인근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최근 전세 매물은 10억~11억원을 호가한다. 연초 실거래가와 유사한 수준이다. 과천 최대 단지인 '래미안슈르'도 7월 말부터 시세가 올라 9억~10억원대 수준이다.
급전세 매물이 8억5000만원에 나오고, 재건축 예정인 구축 아파트들의 호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오는 10월 말 입주 예정인 'e편한세상시티과천' 오피스텔도 시기가 맞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공5단지 역시 이주를 준비 중이어서 추후 전세가격 상승세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과천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아파트는 주공4·5·8·9·10단지가 있다. 이 중 속도가 느린 주공10단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다. 다음 이주 타자인 주공5단지는 현재 15층, 800가구 규모로, 대우건설이 35층, 1351가구의 '써밋마에스트로'로 재건축한다. 오는 2027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