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찬인턴기자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3년 만에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 전국 투어 공연 일정이 마무리됐다. 흥행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등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각종 잡음도 여러 차례 나왔다.
싸이의 흠뻑쇼 전국 투어 공연 일정이 지난 20일 부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9일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 순으로 7개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을 진행했다. 흠뻑쇼는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면서 진행되는 형태의 콘서트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진행된 이번 흠뻑쇼는 흥행에 성공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는 표를 구하기 위한 '티켓팅 전쟁'이 일어났다. 티켓예매 시작 직후 7개 도시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 티켓은 대부분 매진됐다.
흥행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전국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흠뻑쇼와 관련한 여러 잡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공연장 내 일부 시설물이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여수시는 지난 16일 흠뻑쇼 공연 주관 업체인 '공연마루'에 공연장 시설물 훼손에 따른 원상복구 공문을 보냈다. 여수시가 실시한 현장 조사에 따르면 공연장으로 사용된 경기장 내 탄성 바닥재 곳곳이 훼손되고 인조잔디가 침하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설물 파손 시 주관 업체 측에서 원상 복구하도록 하는 것이 허가 조건"이라며 "원상 복구계획서를 검토해 절차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흠뻑쇼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도 지목됐다. 3만여 명이 몰렸던 여수 공연에서는 관람한 인파 중 66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온라인상에는 흠뻑쇼를 다녀오고 나서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포털사이트에는 30여 개 넘는 '흠뻑쇼 코로나 확진 후기' 글이 올라왔다. "같이 간 친구들 모두 확진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있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다수였다.
앞서 싸이의 소속사 피네이션은 코로나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공연장 전체를 소독하고 관객 1인당 KF94마스크 3장과 방수 마스크 1장을 제공하는 등의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피네이션은 "콘서트 제작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콘서트의 준비과정부터 최종 콘서트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이라며 "관객들은 콘서트 진행 과정 중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마스크를 3회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에도 흠뻑쇼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2일 "해당 상황은 인지하고 세부 조사 중"이라며 대규모 공연에 대해 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14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대구 공연에서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발생했다. 공연이 열렸던 대구 스타디움 주경기장 인근은 관람객이 버리고 간 일회용 커피잔과 음식물 등 쓰레기더미로 가득찼다. 경기장 내부와 가수들이 머물던 VIP실 모두 쓰레기로 가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는 "즐기는 건 좋은데, 왜 쓰레기는 함부로 버릴까", "쓰레기도 흠뻑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강릉 공연에서는 무대 구조물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이 무대 철골 구조물에서 15m가량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네이션은 입장문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다"며 "더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흠뻑쇼는 전국 투어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도 한동안 논란에 올랐다. 싸이가 지난 5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흠뻑쇼 1회당 관중에게 300t의 물을 뿌린다'고 밝힌 이후 '가뭄에 싸이의 흠뻑쇼를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 여론이 생겼다.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한동안 흠뻑쇼 찬반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는 대규모 공연을 진행할 때 흠뻑쇼에서 발생한 문제를 방지할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흠뻑쇼가 여름 퍼포먼스로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명성이 있다 보니 논란이 발생했을 때 홍보 전략을 유연하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쇼 퍼포먼스를 진행할지 세밀한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사한 행사들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행사 주최 측에서도 이런 점을 고민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