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판 상품권으로 재산세 납부…12만원 아끼는 짠테크 절세팁

신세계 상품권, 중고 거래로
시세보다 5% 싸게 구매한 후
이마트앱에서 SSG머니로 전환
서울시 세금납부 앱에서 납부
1인당 최대 6만원 절세 가능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30대 주부 이모씨의 가계부에는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신세계 상품권’ 구매 항목이 적혀있다. 이씨는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신세계 상품권을 시세보다 약 5%정도 싼 가격에 사 모았다. 7월 재산세 납부일을 고려, 미리 상품권을 꾸준히 사서 모아둔 것이다. 이씨는 이번 재산세를 신세계 상품권으로 납부해 1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씨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5% 이상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며 "상품권을 활용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법은 이미 돈 좀 아낀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절세팁"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알뜰족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세계 상품권을 정가보다 싸게 매입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법이 절세팁으로 떠올랐다. 해당 방법은 재산세 납부 기간을 맞아 ‘짠테크족’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고 있다.

만약 공시지가 21억원의 여의도 아파트를 부부가 지분 50% 공동명의로 소유했다면, 지난 16일부터 납부해야하는 재산세는 지방교육세를 포함해 264만원이다. 신세계 상품권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한도는 1인당 120만원인데,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 240만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만약 상품권을 시세보다 5% 싸게 매입했다면 인당 최대 6만원으로 부부가 12만원까지 아낄 수 있는 셈이다.

SSG닷컴은 현재 서울시, 부산시를 가맹처 개념으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부산시의 경우 신세계 상품권을 SSG닷컴의 사이버머니인 SSG머니로 전환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것이다. 롯데의 경우에도 엘포인트로 세금을 납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2020년 2월 종료돼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SSG닷컴이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재산세를 납부해야 하는 사람은 신세계 상품권을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사설 상품권 거래소를 통해 시세보다 3~5% 정도 싸게 구매한 후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상품권을 SSG머니로 전환해 등록하면 된다. 이후 서울시 세금 납부 애플리케이션(앱) ‘스탁스(STAX)’에서 ‘SSG머니 가져오기’를 클릭하면 SSG머니를 불러와 마일리지로 변환해 재산세를 대신 납부할 수 있다.

상품권을 싸게 매입할수록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재산세 납부가 있는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상품권 거래소에서 발품을 팔아 상품권을 사 모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명동 등에 위치한 상품권 거래소도 재산세 납부기간인 7~9월 사이 직장인들로 붐비기 시작하며, 실제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재산세 납부일 전후로 신세계 상품권 100만원 어치를 한 번에 사겠다는 글 등이 하루에도 수차례 올라오는 상황이다.

알뜰족 사이에서는 신세계 상품권으로 재산세를 내는 방법이 가장 절약을 큰 폭으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지만, 이외에도 카드사별 지방세 납부 혜택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주요 카드사의 경우 재산세를 카드로 납부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2~6개월 무이자 할부를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 납부금액의 0.17~0.20%를 캐시백이나 포인트로 적립해 돌려주는 카드사도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고 ‘영끌’을 해서 주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재산세 납부도 점차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은 점점 똑똑하게 진화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현명하게 절약을 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다만 상품권을 싸게 구매한 만큼 걷히지 않는 세수는 상품권 양도 당시 세금을 붙이는 방식 등으로 정부가 다른 방식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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