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13조나 들여 웹 망원경을 쐈을까?[과학을읽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의 최첨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공식 관측을 시작하자마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연신 써내려가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태초의 별빛’을 관찰하고 외계 생명체의 존재, 별과 은하계의 탄생과 성장, 소멸을 훨씬 정밀하게 보여주는 JWST의 이미지에 경악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천문학자’들이 그렇다.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미국은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을까.

미국이 유럽우주청(ESA), 캐나다와 함께 JWST를 발사하는 데 들어간 돈은 100억달러, 약 13조원에 달한다. 허블, 콤프턴 감마선, 스피처, 찬드라 엑스선 등 4대 대형우주망원경과 그 외 많은 우주 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ㆍ중국이 따라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왜? 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직접 JWST 관측 이미지 사전 공개 행사를 개최하면서 "이 망원경은 미국이 ‘힘’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JWST의) 이미지들은 세계인들에게 미국이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불가능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술과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한편 어린이들에게 도전 정신과 꿈을 심어주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우주 망원경 발사 등 천문ㆍ우주 관측에 쏟아 붓고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모험ㆍ도전 정신이다. 반면, 한국이 최근 3000억대 미만의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 계획을 폐기해 버린 핵심 이유는 "왜 해야 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였다.

JWST의 공개 이미지들은 총천연색으로 환상적이다. 하지만 우리 눈으로 봤을때는 이같은 우주를 볼 수 없다. JWST는 지름 6.5m의 주경을 통해 빛 중에 가장 파장이 길어 멀리 뻗어 나가는 중적외선, 근적외선을 감지해 그 데이터를 지구에 전송할 뿐이다. NASA가 공개한 이미지들은 이 데이터를 가공해 파장이 짧을 수록 푸르게, 파장이 길수록 빨갛게 이미지화한 것들이다.

NASA는 JWST의 발사 목적으로 우주대폭발(빅뱅) 초기 우주의 모습을 관찰하고, 별ㆍ은하계들의 생성ㆍ성장ㆍ소멸 등 생애주기를 관찰하는 한편 외계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찾겠다고 발표했다. 첫번째로 발표된 SMACS 0723 은하단 사진은 은하단 자체의 무거운 중력으로 인해 빛이 왜곡되는 ‘중력 렌즈’ 현상으로 은하단 너머 아주 먼 우주, 즉 빅뱅 3~4억년 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 은하계들의 빛을 포착했다. 물의 존재를 확인한 외계행성 WASP-96b의 대기 분석 결과는 생명체의 존재 증거 찾기 임무와 직결된다. 용골자리 성운은 별의 탄생, 남쪽 고리 성운은 별의 종말, 스테판의 오중주는 은하계의 상호작용과 합병을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이미지들이다.

JWST 과학자들은 어떻게 먼 외계행성에서 수증기를 찾아냈을까? WASP-96b 행성이 별(항성) 앞을 지나갈 때 별빛을 분광 관측했다. 즉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하면서 대기 속 성분에 따라 다른 스펙트럼을 갖게 된다는 점을 이용해 WASP-96b의 대기를 통과해온 별빛에서 수증기의 스펙트럼을 확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T과학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