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쇼크' 6월 CPI 상승률 9%돌파…1%P 인상가능성 껑충(종합)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9%대 상승폭을 찍으며 시장 예상보다 더 급격히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정점이 좀처럼 확인되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도 재차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한번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높이는 이른바 ‘점보 스텝’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월가 예상 웃돈 6월 CPI…9%대 물가 쇼크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9.1%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월(8.6%)을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 전망치 8.8%보다도 높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1.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년 동월 대비 5.9% 치솟았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6.5%로 정점을 찍은 후 4월부터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망(5.7%)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전월 대비(0.6%)로도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에너지, 식료품, 임대료 등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두드러졌다. 에너지 비용은 전년 동월 대비 41.6% 올랐다. 1980년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월 대비로도 7.5%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9.9%, 전월 대비 11.2% 오르며 이러한 에너지 비용 상승세를 견인했다.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13.7%, 전월 대비 1.7% 올랐다.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년 동월 대비 5.6%,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임대료는 전월 대비 0.8% 올라 1986년4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항공운임의 경우 6월 들어 1.8% 하락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4.1%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식료품도 연간 기준으로는 두 자릿수(12.2%)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차 가격도 11.4% 뛰었다. 경제매체 CNBC는 "항공권부터 중고차, 베이컨, 계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치솟았다"며 "치솟는 가격으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힘든 한 달"이라고 평가했다.

◆힘받는 Fed 긴축…점보스텝 목소리도

Fed의 긴축에도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확인되지 않으며 향후 고강도 긴축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시장은 CPI 발표 이전부터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

특히 지난 주 공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예상을 상회하는 탄탄한 수준을 나타낸 데 이어, 이날 CPI 상승률도 9%대를 찍으며 더 큰 폭의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서 Fed가 한번에 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7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56.0%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0%였던 점보스텝 가능성은 이날 44.0%대까지 뛰어올랐다. 불과 일주일전 0%, 전날 7.6%보다 급격히 높아진 수준이다. Fed는 이달 26일부터 이틀간 다시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현재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이 7월에 0.81%포인트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Fed가 0.75%포인트 이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데이터 뒤떨어져"…시장선 경기침체 우려 확산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대를 돌파한 6월 CPI를 두고 "오늘의 수치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데이터가 뒤 떨어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약 30일간 지속된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밀과 같은 다른 상품들의 가격도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근원 CPI 상승폭이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둔화한 점을 언급한 후 "근원 CPI 상승률이 6%를 밑돈 것은 작년 이후 처음"이라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곡물 등 상품가격이 최근 하향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갤런당 5달러대를 돌파했던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가격은 이날 4.64달러로 떨어져 6월 고점대비 4.7% 하락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7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한층 더 커지며 10년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안전자산인 국채에 수요가 몰리며 국채 가격이 상승했음을 가리킨다. 현재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1%대 아래에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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