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매력 못 느껴' MZ세대가 공무원 떠나는 이유

7·9급 등 공무원 경쟁률 급감
저연차 공무원 자발적 퇴사 늘어
주니어 '보상' '자유로움', 시니어 '성취감' '소속감'…직업 문화 인식 달라져

지난 2020년 7월11일 오전 광주 서구의 한 중학교에 마련된 국가직 공무원 9급 필기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손 소독을 하고 입실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 지난해부터 1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 김모씨(26)는 앞으로 사기업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시험만 합격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다는 생각에 도전했지만, 야근도 많고 주말 근무도 많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그는 "급여도 적은데 근무량도 많다고 하니 1년 이상 시간을 쏟으며 준비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직장 보장으로 인해 소위 '철밥통'이라 여겨지던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업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는 한편, '안정성'이라는 장점 자체가 사라진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공무원 지원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42.7대1로, 지난해 47.8대1보다 10% 넘게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쟁률은 1970년 23.5대1 이후 최저치다. 지난 2016년 7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7급 공채 경쟁률은 2017년 66.2대1, 2018년 47.6대1 2019년 46.4대1. 2020년 46대1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올해 29.2대1을 기록해 1992년 19.3대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젊은 공무원의 자발적인 퇴사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8~35세 공무원 중 퇴직자는 5961명으로, 지난 2017년 4375명에 비해 15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5년 이하 재직 중 퇴직자는 9968명으로 전체 퇴직 공무원의 21%를 차지했다.

이처럼 청년 세대의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 조사를 보면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로는 대기업(21.6%)이 꼽혔다. 국가기관(21.0%)은 공기업(21.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국가기관(28.6%)이 공기업(17.6%)과 대기업(17.1%)을 제치고 1위였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주니어 공무원들과 시니어 공무원들은 직업 문화에 대해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이 같은 공무원 수요의 변화에 직업 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20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생활' 키워드에 대해 주니어들은 '일한 만큼 보상', '자유로움' 등의 답변을 내놓은 반면 시니어들은 '성취감', '소속감' 등을 꼽았다. '회식의 의미'에 대해서도 주니어들은 '여가시간 침해'라는 입장인 데 반해 시니어들은 '소통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1년 차 지방직 공무원 A씨(20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업무량이 과도한 수준이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급여 같은 경우 박봉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했지만 일하는 것에 비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라며 "일하는 만큼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면 '이 직업을 과연 오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저연차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안정성'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금 지급률이 개편됨에 따라 납부액은 오른 반면 환급액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연금은 지난 2016년부터 개편됐다. 현재 본인 기여금은 2%포인트(p) 상향해 9%이며, 지급률은 0.2%p 하향해 1.7%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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