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희기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삼성전기가 테슬라향 수주 잭팟으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모바일 부품주로 꼽히지만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이노텍과 달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최근 중국 봉쇄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으로 최근 한달간 주가가 9% 이상 빠지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테슬라향 수주로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으로 확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2분 현재 삼성전기는 전거래일대비 2.32% 하락한 14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최고가인 1월3일 19만9000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 6월7일에는 14만35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테슬라와의 공급계약 협의 소식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기는 7일 최저가를 찍은 다음 날 5% 상승세를 보였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주 고객사가 삼성전자에 한정돼있었다. 모바일 부품시장에서 경쟁사인 LG이노텍은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반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주로 부품을 공급해왔다. 애플의 아이폰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아 LG이노텍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이어졌지만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중국 봉쇄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을 15~20% 가량 줄인다고 발표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테슬라와의 공급계약은 삼성전기에 있어 공급처 다변화, 신성장동력 확보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꼽힌다. 시장 선도업체는 경쟁사인 LG이노텍으로, 삼성전기는 2010년에 들어서야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되는 카메라모듈 공급비중은 LG이노텍이 70%, 삼성전기가 30%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기가 테슬라로부터 수주를 따 내면서 삼성전기의 공급비중은 8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테슬라가 올해부터 출시하는 모델X 모델Y 모델S 모델3 등 주요 승용차와 트럭 등에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이 대거 들어갈 예정이다. 전기차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삼성전기가 LG이노텍을 앞지르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삼성전기의 테슬라향 부품 공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그동안 주가가 빠질 만큼 빠져 향후 하반기 긍정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카메라 시장에서 선제적 지위를 확보했고 신형 폴더블폰 등으로 판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