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의사랑 △△ 의사도 못 믿겠다면서 백신 안 맞았데."
코로나19 백신 불신론자들 사이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전문가인 의사들마저 신뢰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백신을 맞을 수가 있겠냐는 논리로, 실제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이같은 말을 믿고 백신을 거부한다. 그러나 '소문'과 달리 거의 대부분의 의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신뢰하고 있으며,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만 해도 백신 접종률이 올라간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대 연구팀은 지난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체코 공화국에서 실험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선 체코 공화국에서 의사 965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90%의 의사들이 백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반대로 체코 공화국 국민들은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성인 2101명을 인구 구조의 연령, 성별 등에 맞춰 표본 추출해 설문 조사를 해보니 90%가 의사들도 50% 정도만 백신을 신뢰한다고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잘못된 정보는 체코 공화국 전체에 악영향을 끼쳐 백신 접종률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았다.
이후 연구팀은 본격적인 실험을 실시했다. 9개월간 여론조사에 응답했던 2101명의 체코 국민들을 대상으로 12차례에 걸쳐 실제로는 체코 의사들이 백신의 신뢰도에 대해 압도적인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는 내용을 알려주고 반응을 체크한 것이다. 이 중 1051명이 꾸준히 조사에 응했고, 연구팀은 응답자들 사이에서 백신 신뢰도가 높아졌으며 결국엔 스스로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전문 의료 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사들의 실제 견해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는) 건강 행동을 하도록 비용도 적게 들고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속적인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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