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공 갈등 해결사'… 김상호 하남시장, '4차 산업 자족도시 만들겠다'

'기업 끌어오기', '기업 키우기', '기업 생태계 재조성' 박차
美 반환 '캠프콜번' 부지에 데이터 산업 분야 대학 유치 계획

김상호 하남시장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3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2019년 1월, 주민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관내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던 김상호 하남시장.

당시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들은 '교산 신도시 결사반대'와 '시장 퇴진'을 요구하며 김 시장의 복지센터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격분한 일부 주민은 미리 준비해간 밀가루와 달걀 등을 김 시장을 향해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긴장감이 돌던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김 시장과 수행원들은 주민들이 던진 밀가루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김 시장은 맞닥뜨린 상황을 피하지 않았다.

주민들과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 끝에 '민·관·공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지역 주민 중심으로 신도시 사업 시행자 LH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해 공통 의제를 풀어가는 일종의 '시민 참여 시스템'이다.

이는 민선 7기 하남시정에서 손꼽히는 공공 갈등 해결 방안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 하남시 전경 [하남시]

김상호 시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하남의 경우 급격한 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갈등 범위가 확산하고 있다"며 "공공 갈등 자체를 피할 수는 없지만,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줄이고 건강한 결과를 도출하는 게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라고 했다.

교산·미사·위례·감일 등 연이은 신도시 개발로 공공 갈등이 잦았던 하남시. 김 시장은 공공 갈등을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산물로 받아들였다.

하남시는 공공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해 '조례'를 만들고, 전문위원회인 '공공갈등심의위원회'도 구성했다. 이를 통해 갈등 발생 단계부터 과정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

자문 기구인 '백년도시위원회'는 정책 추진 전에 충분한 숙의를 거쳐 갈등을 예방하는 기능을 겸하고 있다.

김 시장은 "공공 갈등 해결의 핵심은 '시민 협치'"라면서 "'하남'이 숲을 지향하는 나무라면, '시민공동체'는 튼튼한 뿌리고, '시민 협치'는 기둥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GTX-D 노선 김포-하남 원안 반영 촉구 시위 (사진 맨 왼쪽 김상호 하남시장) [하남시]

'베드타운'에서 벗어나고, 규제 때문에 제조업이 들어올 수 없는 지역을 4차 산업 자족도시로 만드는 게 하남시의 목표다.

김 시장은 "'하남형 자족도시' 실현을 위해 '기업 끌어오기', '기업 키우기', '기업 생태계 재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통팔달의 지리적 여건과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대규모 신도시가 건설돼 인구가 45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하철 5호선 개통과 3·9호선 확정 등 광역철도교통망은 기업 유치의 최적 여건을 갖췄다"며 자족도시 건설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150여 기업과 만나 유망 바이오 기업들을 초이공업지역에 유치 중이며, 하남스타트업캠퍼스는 우수 잠재력을 갖춘 바이오 헬스 분야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또, 교산 신도시 자족 용지, 캠프 콜번, H2·H3 프로젝트 등 개발 거점과 연계한 '중소기업'·'혁신 벤처·스타트업’?'첨단·강소기업' 3대 생태계를 조성해 자족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는 대학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남시 대학유치위원회'를 출범했다.

하남시, AI·데이터산업 분야 대학 유치 시동 [하남시]

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콜번' 부지에 AI(인공지능)와 데이터 산업 분야 최고의 대학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대학 유치를 통해 하남과 대한민국의 4차 산업 시대, 나아가 고령화와 기후 위기 시대를 이끌 창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엔 16개국 EU 대사들이 하남시를 방문했다. 김 시장은 관내 청소년들의 글로벌 교류 지원을 위한 외교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제가 정치인이 안 됐다면 아마도 외교관이 돼 이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지금 시장으로서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기하남=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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