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일본 주류가 소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며 동력이 많이 약화된 데다 코로나19로 가정시장의 주류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266만6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3만8000달러)과 비교해 2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진행됐던 2020년(103만8000달러)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수입량 역시 증가해 2020년 1분기 1235톤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980톤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 306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증가했다.
일본 맥주는 지난해 이미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 지난해 수입된 일본 맥주는 687만5000달러로 566만8000달러였던 2020년보다 21.3% 늘어났다. 일본 맥주 수입이 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작하면서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영업손실도 2020년 124억원에서 지난해 4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회복세를 보이는 건 맥주뿐만이 아니다. 산토리로 대표되는 일본 위스키의 올해 1분기 수입액은 123만9000달러로 1년 전(87만4000달러)보다 41.8% 증가했다. 2020년 1분기(41만6000달러)와 비교해선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 단위로도 지난해 315만7000달러어치가 수입되며 2019년(136만4000달러) 대비 2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산 주류 수입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2019년 한일 갈등으로 불거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간 지속지면서 불매운동 초기의 뜨거웠던 분위기가 다소 사그라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홈술’과 ‘혼술’이 늘면서 가정용 주류 수요가 증가했고, 수입 주류의 전체적인 판매 증가세가 일본산 주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스키는 높은 저장성이 홈술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업계는 일본 주류의 수요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불매운동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와 비교해선 회복세가 완연할 것"이라면서도 "한일 양국 간 우호증진을 위한 특별한 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홈술 수요만으로 불매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