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본격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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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금주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지난주 러시아산 석탄 구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EU 관계자들은 차기 대(對)러 경제 제재의 초점을 원유에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원유에 대한 수입금지 방안은 오는 11일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EU는 현재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단계적으로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과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원유 대금을 러시아 정부에 직접 지불하지 않고 별도의 계좌에 예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싱크탱크 브뤼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EU 회원국은 하루에 8억 유로(한화 약 1조670억 원) 상당의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한다. 러시아 원유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EU 전체 수입량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EU 내에선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놓고 여전히 이견이 있다.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가 시행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권자의 분노를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도 러시아산 원유 금수 논의 진행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지적된다. WSJ은 "일부 EU 관계자들은 프랑스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오는 24일 대선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논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논의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현재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주장하는 반면 EU 회원국 중 가장 경제력이 큰 독일이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반대하고 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은 "EU가 쉽게 합의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EU가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노력을 돕겠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럽이 러시아산 연료 수입을 즉시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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