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침내 필드에 복귀한다.
'명인열전'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두고 6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510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출전은 2020년 11월 '가을마스터스' 이후 무려 1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고, 3개월이나 침대에 누워 있다가 휠체어와 목발 등 단계적인 재활과정을 거쳤다.
사실 골프채를 잡았다는 것부터 놀랍다. 우즈는 12월 아들 찰리와 함께 '가족 대항전' PNC챔피언십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각자 티 샷한 뒤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이 이어지는 '2인1조' 스크램블방식 이벤트지만 첫날 10언더파, 최종일 무려 15언더파 등 몰아치기가 돋보였다. 몇 차례 300야드 이상 장타에 '컴퓨터 아이언 샷', 쇼트게임은 특히 전성기 못지 않았다.
우즈가 지난주 일찌감치 오거스타로 이동하면서 빅뉴스로 떠올랐다. 마스터스는 역대 챔프들에게 평생 출전권을 보장하고, 마감 시한이 따로 없다. 저스틴 토머스와 빌리 호셜,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 등과 연일 연습라운드를 펼치며 충분히 고민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소 불편한 걸음걸이였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한 오거스타내셔널을 걸었고, 300야드 이상 장타를 곁들였다.
이 대회는 더욱이 1997년과 2001~2002년 '2연패', 2005년, 2019년 등 5승이나 수확한 '우승 텃밭'이다. 우즈 역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는 자신감을 보탰다.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오거스타내셔널은 알다시피 평지가 없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걷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나흘동안 4라운드를 완주해야 하는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각오다.
우즈는 "교통사고 이후 지난 14개월은 한 마디로 '감사함'"이라면서 "고통을 감내했고, 팀이 도왔다"고 회상했다. 동료들은 일제히 우즈를 반기는 분위기다. 연습라운드에 동행한 커플스가 "샷이 아주 강력했다"며 "우승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는 호평을 내놨고, 욘 람(스페인)이 "우즈의 등장으로 우리 모두 '넘버2'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우즈는 7일 밤 11시34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호아킨 니만(칠레)와 함께 대장정에 돌입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