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핵심전력 '아조우 연대'의 그림자…극우 추종 논란

마리우폴 방어 중인 아조우 연대
지난 2014년 민병대서 시작
창설 초기 '극우주의' 지적 받아
전문가 "과거엔 극우 성향 있었다"
"지금은 탈이데올로기 길 걸어"

우크라이나 정규군 소속 아조우 연대 병사들과 휘장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지키는 데에는 '아조우(아조프) 연대'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도시를 수호하기 위해 결사항전하고 있는 이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나치즘을 추종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침공한 이후로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장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개전 이후 현재까지 약 6000명의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이 이미 러시아군에 함락되기 직전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29일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미 매체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라며 "우리에게 모든 권한이 있지는 않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점령군들 손안에 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마리우폴 내 주거용 건물 중 90%가량이 파손됐으며, 40%는 완전히 파괴됐다. 또 병원·학교·유치원·공장·항구 등 시설 140곳도 러시아군의 폭격에 파괴됐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마리우폴에서 항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핵심 전력은 아조우 연대다. 약 1500명의 병사로 구성된 이들은 아군의 지원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도 여전히 교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조우 연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부대의 뿌리가 백인우월주의·나치주의 추종 세력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CNN 또한 29일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맞서는 핵심 세력은 아조우 연대"라며 "극우 성향이며, 신나치주의와 관련된 성향 때문에 서방국가들을 불편하게 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조우 연대는 지난 2014년 결성됐다.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내전을 일으킨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반군에 맞서기 위해, 수백명의 민병대가 자발적으로 설립했다. 처음에는 '아조우 대대'라고 불리는 작은 규모의 무장조직이었으나, 규모가 확대되면서 '아조우 연대'로 불리게 됐다.

아조우 연대의 신병들. 지난 2015년 연대 측 대변인은 신병 중 10~20%가 나치 추종자라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 사진=연합뉴스

아조우 연대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무부 산하 국가경비대의 일원으로 편입돼 정규군 지위를 얻었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에 배치돼 전선 방어를 맡았다.

그러나 아조우 연대 소속 일부 인사들은 극우주의 성향을 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 매체 '더 타임스'에 따르면, 아조우 연대 창설 주역이자 초대 사령관인 안드리 빌레츠키는 지난 2010년 "우크라이나의 임무는 최후의 십자군 전쟁에서 유대인이 주도하는 열등 인종들과 싸우는 전 세계 백인들을 선도하는 것"이라며 주장했다고 한다.

또 지난 2015년 아조우 연대 대변인은 새로 모집된 신병 중 10~20%가 나치 추종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조우 연대가 사용하는 부대 상징 '늑대 갈고리' 깃발 또한,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측은 이런 논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유로 '비나치화'를 내세운 바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비나치화'의 일환으로 아조우 연대 소탕을 주요 목적으로 두기도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아조우 연대를 '극우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창설 초기와 달리 지금은 이념적 색채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동유럽연구 스톡홀름센터 소속 연구원 안드레아스 움란드는 프랑스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조우 연대에 대해 "출범 당시에는 분명 극우 배경을 지녔지만, 이후로는 '탈이데올로기'의 길을 걸었다"라며 "지금은 일반적 전투 부대'라고 말했다.

신병 중 상당수가 신나치주의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이념 때문이 아니라 강한 전투부대라는 이미지 덕분"이라고 반박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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