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성과평가, 치안정감 수장 경찰청 나란히 S등급

대부분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
층간소음 흉기난동 대응 논란
인청경찰청만 유일한 B등급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치안정감이 이끄는 시·도 경찰청이 지난해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청장이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은 인천경찰청은 유일하게 하위 등급을 받았다.

15일 아시아경제가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2021년 시·도 경찰청 성과평가 등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찰청과 부산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모두 치안정감이 수장으로 있는 시·도 경찰청이다. 치안정감은 경찰총장인 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다. 2년 임기를 보장받는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면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서울경찰청장, 부산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 경기남부경찰청장 등 6개 보직이 있다. 올해 7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뒤를 이을 후보군으로 여겨진다.

인천경찰청은 '나홀로' B등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인천 '흉기난동' 사건 부실 대응에 대한 여파로 풀이된다. 작년 11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졌을 때 출동 경찰관 2명은 일가족이 흉기 공격을 받는 위급한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해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김 청장이 국민에 직접 고개 숙여 사과했고, 송민헌 전 인천경찰청장은 이 사건에 대한 총괄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반면 경남경찰청은 경찰 3위 계급인 치안감이 청장으로 있는 경찰청 가운데 유일하게 S등급에 선정됐다. 경남청은 지난해 신설한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관련 수사로 약진하면서 평가 지표인 치안종합성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작년 6월 남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피의자에게 전국 최초로 개정된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한 바 있다. 경남경찰청 뒤를 이어선 ▲대구경찰청 ▲대전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강원경찰청 ▲전북경찰청 ▲전남경찰청 ▲경북경찰청 등 7곳이 A등급을 받았다. 광주경찰청, 울산경찰청, 충남경찰청 3곳은 인천경찰청과 더불어 B등급에 선정됐다.

충북경찰청과 제주경찰청, 세종경찰청은 최하 등급인 C를 받았다. 모두 공직기강 해이 또는 부실 수사 지적이 따른 경찰청들로 알려졌다. 충북청은 지난해 잇단 조직내 성 비위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해당 경찰관들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면서 파면 조처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근본적인 쇄신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따랐다. 제주청은 지난해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을 막지 못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작년 7월 제주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중학생이 어머니의 과거 공거남인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에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다. 여러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지고 백광석이 가정폭력으로 가정폭력으로 입건까지 된 상태에서 벌어져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세종청은 공직 비리 수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비리 의혹 관련 수사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례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의원직을 사퇴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장기간 수사를 벌이고도 무혐의 처분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 내부에선 "경기남부청이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를 운용해 900명에 달하는 피의자를 검찰에 넘긴 것과 대조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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