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101 “유니콘 도약 걸림돌 없어…올해 개발자 2배 확충”

온라인강의 '1위' 클래스101…회원수 1년새 2배 ↑
최근 정상급 개발자 영입…몰로코 거친 구현서 CTO
"개발 인력 확보에 주력…AI 투자도 본격화"

구현서 클래스101 최고기술책임자(CTO).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프로기사 이세돌부터 ‘스트리트 우먼 파이트’ 우승팀 홀리뱅까지. 몇 만원이면 이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멀리 찾아갈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강의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몸집을 키운 온라인 강의 플랫폼 덕분이다. 이들 플랫폼은 지난해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쉽게 보기 힘든 유명인사들을 강사로 대거 영입했다. 온라인 교육시장이 커지며 플랫폼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클래스101은 국내 온라인 강의 플랫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1조원의 비상장사)이다. 회사의 최근 1년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회원 수는 지난달 기준 368만명으로 전년 동기(200만명) 대비 약 1.8배 늘었다. 같은 기간 플랫폼 내 강의 수는 1300개에서 2800개로 약 2.2배 증가했다. 크리에이터 수와 크리에이터 누적 정산액은 최근 각각 11만5000명, 635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클래스101 사무실. [사진제공 = 클래스101]

누적투자 500억…몰로코 ‘개국공신’ 영입

그만큼 자본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회사는 지난해 9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크 전문 벤처캐피털(VC) 굿워터캐피털이 리드투자자로 참여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굿워터캐피털 관계자는 클래스101에 대해 "열정 이코노미(Passion Economy·열정을 생계수단으로 발전시키는 경제현상)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리더"라고 평가했다. 2018년 설립 이후 1년 만에 유치한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등을 포함하면 누적투자액은 약 500억원이다.

회사는 최근 업계 정상급 개발자를 영입하며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e커머스 기업 아마존 출신의 구현서 클래스101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그 주인공이다. 구 CTO는 지난해 5월 유니콘에 등극한 애드테크(광고+기술) 스타트업 몰로코의 개국공신이다. 그는 아마존에서 결제 서비스 ‘원클릭’ 등을 개발하다가 2016년 몰로코에 합류해 한국지사 대표로 아시아·태평양 사업 부문을 총괄했다.

클래스101이 구 CTO를 영입한 이유는 간단하다. 단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넘어 종합 테크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올해 개발자 인력을 2배 이상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물론 회사는 현재 사업만으로도 유니콘 도약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니콘 등극 이후에도 고성장을 이어가려면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판단이다. 통상 크리에이터와 5대 5로 나누는 강의 수입만으로는 매출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숙박예약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테크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야놀자의 전략과 유사하다. 구 CTO는 "시리즈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개발팀의 양과 질을 팽창시키는 데 쓸 것"이라며 "미국에 개발센터를 설립해 현지 개발자를 공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현서 클래스101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제공 = 클래스101]

AI 개발 주력…해외시장도 공략

구 CTO의 첫 과제는 인력 효율화다. 현재 클래스101의 전 강의는 내용과 영상 품질 등을 높이기 위해 회사 직원들의 검수를 거친다. 회사 PD가 직접 영상 제작·편집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강의 하나에 투입되는 노동력과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구 CTO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머신러닝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회사는 이미 AI 크리에이터의 강의를 개설하는 등 관련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구 CTO는 "올해부터 AI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면서 "AI 필터링을 강화하면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올렸을 때 부가적으로 필요한 내용이나 강의 준비물 등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표는 해외시장 공략이다. 클래스101은 2019년 미국에 이어 지난해 일본에도 진출했지만 아직 실적은 미미하다. 그만큼 미국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구 CTO에 대한 회사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구 CTO는 미국 시장을 강조했다. 그는 "터키에서 시작해 글로벌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한 유데미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도 미국 시장에 있다"면서 "미국을 공략하면 영어권 국가에 자동적으로 진출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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