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5%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시장은 반도체 수급난 등의 여파가 지속되며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일제히 '전동화 원년'을 선언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내년 초부터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친환경차 경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측된다.
31일 자동차 분석기관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은 올해 추정치 대비 5.3% 증가한 8864만6000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 되며 각 국이 경쟁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다, 미국·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 완성차 업계 역시 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내년 완성차 수출이 올해 대비 6.3% 늘어난 218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출시장과 달리 내수시장은 보합세를 보이는 데 그칠 전망이다. 전체 내수시장은 0.3% 증가한 174만대로 올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고, 수입차를 제외한 국산차의 경우 0.7% 감소한 142만여대 수준의 판매고가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돼 생산차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다, 내년 7월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는 등 수요·공급 양 측에서의 악재가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한편 이와 함께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최대 승부처는 친환경차 시장, 그 중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될 전망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잇달아 전동화 청사진을 밝힌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차 경쟁이 시작되는 상황이어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내년 전 세계 전기차(EV, PHEV) 시장이 850만대로 성장,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체 시장의 보합세에도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11월 누적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율은 41.3%에 달해 전체 내수시장 성적표(-11.3%)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계도 내년 친환경차 라인업을 크게 강화한다. 현대차·기아는 GV70 전동화모델, 아이오닉6, 신형 니로 EV 등을 출시할 예정이며, 그간 친환경 흐름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외국계 3사도 볼트EV·EUV, XM3 하이브리드 모델, e-모션 및 J100(프로젝트명) 등을 잇달아 출시해 라인업을 보강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출지역의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면서 내년도 실적은 올해 이상으로 좋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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